공무원 노조 간부 집단 외유 '파문'...비용 전액 지자체 지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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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감사와 구청장, 선관위 직원들의 외유파문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청과 시.군 공무원 노조간부 수십 명이 지자체 지원을 받아 집단 해외연수를 떠나 논란이 일고 있다.

25일 경기도 등에 따르면 경기도청 공무원노동조합 김모 부위원장(47.여) 등 간부 4명과 수원시, 성남시, 안양시 등 시.군 노조간부 16명 등 20명은 지난 23일 도청 총무과 직원 2명과 함께 미국과 캐나다로 '해외 공무원노조 운영사례 비교연수'를 떠났다.

다음달 1일까지 8박 10일간 이어지는 이번 연수의 비용 7500여만 원은 모두 경기도청과 해당 시.군에서 부담했다.

도 관계자는 "연수는 선진국의 노조운영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도가 제안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 같은 도의 설명과 달리 방문기간 연수목적에 맞은 공식일정은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 공무원노동조합(BCGEU)과 ▲미국의 캘리포니아 주정부 북부조정담당관실 등 단 4차례, 10시간 안팎에 불과했다.

나머지 일정 대부분은 유명 관광지를 둘러보고 체험하는 것으로 채워졌다.

도착 첫날인 23일부터 이어진 노조간부들의 관광일정을 보면 캐나다의 스탠리 공원, 퀸엘리자베스 공원,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와 금문공원 방문, 패션쇼 몰 및 라스베가스 야경 감상 등이 있다.

또 미국 라스베가스 아이맥스 영화관람,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올베라 스트리트, 테마 파크, 유니버셜 스튜디오 등을 둘러보는 것도 빼놓지 않았다.

이와 관련 도민들은 "노조 간부들이 해외노조 선진사례를 비교한다는 명목으로 관광성 연수를 떠났다니 믿기 않는다"며 "연수자 명단을 모두 공개하고 도민들과 공무원들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도청의 일부 공무원들조차 "노조가 사측의 지원을 받아 해외여행이나 다니다니 한심스러울 뿐"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석현 도청 공무원노조 위원장직무대행은 "공무원들이 해외여행 가는 것은 다반사"라며 "정당하게 사업을 추진하고 예산을 편성, 집행하는 것인데 이상하게 본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다"라고 반박했다.

【수원=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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