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우호선린」 성명 발표/양국외무 24일 「수교」 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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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6·25전쟁 “유감” 표명/정상회담 개최 합의/노 대통령 10월 방중/양상곤 내년초 방한/대만,곧 단교의사 밝힐듯
한중양국은 22일 오전 이상옥한국외무부장관이 첸치천(전기침)중화인민공화국 외교부장의 초청으로 23일부터 25일까지 중국을 공식방문해 양국 관계정상화방안을 협의하기 위한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이것은 한중양국이 양국간 수교와 관련,처음으로 공식 확인한 것이다.
이 장관은 23일 오전 천진을 거쳐 북경을 방문하며,24일 북경의 조어대에서 전 부장과 양국외무장관회담을 갖고,한중양국간의 외교관계 수립에 관한 공동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관계기사 3,4,5,23면>
정부의 한 소식통은 『공동성명은 의정서와 동일한 효과를 가지며,양국 외무장관이 이날 서명하는 즉시 발효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또 『양국 외무장관은 「가까운 시일」내에 양국 정상이 교환방문하는데도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전하고,「가까운 시일」은 10월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측 정상의 방한문제는 아직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라며,내년초쯤 양상쿤(양상곤) 국가주석이 방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한중수교로 중조우호협조와 상호원조조약은 사실상 변질될 수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중국측은 남북한 모두와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길 희망한다는 의지를 피력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국측은 또 한국동란에 참전한 사실과 관련해 국경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불가피한 조치였음을 설명하고,과거에 있었던 불행하고 유감스러운 일이었다고 밝힐 예정이며,양국은 이를 극복하고 다가오는 21세기를 향해 새로운 선린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공동발표할 것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다른 한 소식통은 중국과의 수교로 대만과의 단교가 불가피하게 됐다며,빠르면 22일,늦어도 수교발표이전에 대만측이 먼저 단교를 발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정부는 대만과 가능한한 최상의 비공식관계를 유지하고 실질협력관계를 발전시킬 것을 희망하고 있다며,빠른 시일내에 대만측과 이와 관련한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만과 단교하면 대만과의 모든 정부간 협정이 폐기되고,대사관과 영사관은 1개월내에 철수해야 한다.
한편 김수기주한중화민국대사는 22일 오후 3시 명동대사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중수교와 관련한 대만정부의 공식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
김 대사는 이날 회견을 통해 한중 수교에 대한 불만 및 단교 의사를 밝힐 것으로 보인다.
김 대사는 그러나 단교이후에도 한국과의 실질 협력관계는 계속 유지할 뜻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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