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 절약1박2일 휴가비4만5천 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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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이번 여름에 우리 집은7월27일부터 28일까지 1박2일 일정으로 가까운 양평에 다녀왔다. 어디론가 멀리 훌쩍 다녀오고도 싶었지만 불볕더위를 더욱 까증스럽게 하는바가지 요금, 차량홍수를 이룰 고속도로를 생각하니 그만 엄두가 나지 않았다.
기간이 너무 짧아 아쉽기는 했지만, 아침 일찍 근처 용문사에 들러 산에도 오르고 점심식사 후에는 실내수영장과 볼링장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모처럼 유쾌하게 지낼 수 있었다.
마침 친척 분이 콘도를 빌려 주셔서 숙박비 부담은 없었고, 매끼 식사거리는 집에서 준비를 해갔기 때문에 왕복 휘발유 값·공원입장료·수영장과 볼링장 사용료로4인 가족이 4만5천 원 정도를 지출한 것이 고작이었다.
평소에도 우리 집은 특별히 휴가를 챙기기보다는 주말마다 아이들을 위해 공원이나 동물원 등을 자주 찾는 편이다. 용인자연농원에는 가족 연간 회원권을 끊어 토요일 오후 먹을거리를 준비해서 다녀오고, 서울대공원 등에도 일요일 아침 일찍 개장시간에 맞추어 갔다가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는 12시쯤 나오곤 한다. 가끔 일요일 아침 일찍 광릉수목원에 가서 맑은 공기를 쐬고 오는 것도 우리 집 여가선용의 한 방법이다.
8월중 전반적인 우리집가계부 지출내용을 보면,7월에 비해 보건위생비가 많이 준 대신 식비 지출이 늘어났다. 상하기 쉬운 생선보다는 육류를 더 찾게 되고, 날씨가 덥다보니 몸이 지켜서 외식을 많이 한 결과다.
지난 몇 해 동안 장바구니 들고나서기가 겁이 날 정도로 치솟던 불가가 올해 들어서는 비교적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특히 이번 달은 지난달에 비해서도 내림세 내지는 안정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느껴진다.
야채류의 경우 배추나 열무 값이 장마의 영향으로 올랐으나 우리 집은 별미로 양배추 김치를 담갔더니 값도 저렴하고 맛도 좋았다.
생선 류는 장마와 태풍의 영향으로 반입량도 많지 않고 값도 오르락내리락 하고있다. 과일값은 지난달보다 가격이 많이 떨어져 있었으나 더운 날씨로 인해 신선도에는 다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으로 보면 특별히 과다한 여름휴가 경비지출은 없었지만 남편의 보너스가 없는 달이라 적자폭이 컸다. 집을 장만하면서 대출 받은 원금 상환과 이자가 우리 집 지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있다. 이번 달 적자의 절반은 지난달 흑자 분으로 보충할 수 있었지만, 나머지는 다음달 남편 보너스로 갚을 요량하고 신용카드를 사용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한달 결산을 하면서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좀 더 알뜰치 가계를 꾸릴 수 있는 여지는 많았는데 한순간의 편안함이나 충동구매 때문에 지출이 늘어난 점이 많아 항상 후회하면서 새로이 다짐을 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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