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구도 「변수」여부 관심/신당 창당 선언… 과연 잘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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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양김청산 내걸고 중부권 겨냥/대표주자 선발 등 난제 수두룩
연말 대통령선거를 4개월도 못남겨놓고 새로운 신당창당 움직임이 본격화돼 양김 1정의 대선구도에 변수로 작용할지 여부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탈당설과 잔류결정 사이를 몇번이나 왔다갔다 했던 민자당의 이종찬의원과 민주당의 한영수의원이 17일 각기 탈당회견을 갖고 같이 신당을 만들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한 두의원은 각기 당내에서 대통령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경선불참,또는 사퇴한 전력의 「이단파」로 양김청산과 중부권을 겨냥한 신당을 창당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양자는 정호용의원 등 현직의원 몇몇의 참여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정 의원 등 거명된 원내외 다수인사가 매우 냉담한 반응을 밝히고 있어 동조세력이 어느 정도 될지는 극히 불투명하다.
○…이·한의원은 12월 대선에 독자후보를 낸다는 방침아래 10월10일까지 창당을 끝낸다는 일정을 갖고 있다.
한 의원은 이종찬·정호용의원과 함께 여러차례 회동,신당창당에 교감을 공유했으며 박찬종신정당대표와도 연대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정 의원측은 이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또 추진자들이 거명한 신당 참여대상자중 양순직의원(국민)의 불참의사표명을 필두로 이 의원의 후보경선에 앞장섰던 채문식 전국회의장·윤길중 전국회부의장 등도 민자당을 떠나 이 의원과 정치를 같이할 생각이 없다고 공언했다.
현재로선 노승환 전국회부의장,오홍석 전의원 등과 민자당 원외 일부인사들이 참여할 것으로 보여 신당세는 양김체제의 기존구도에 큰 위협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이재환의원 등 몇몇 무소속의원들이 가세할 가능성이 있다.
신당이 결성되기까지 넘어야할 고비들이 많다.
우선 당의 구심점이 될 대표주자를 누구로 내세울 것인가와,창당에 필요한 막대한 자금을 누가 어떤 방법으로 마련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그동안 정호용,이·한 의원은 직간접 연쇄회동을 갖고 대표주자 등에 대해 논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이·한 의원이나 박찬종의원은 모두 생각이나 정치체질상 자기가 대통령후보가 되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종찬의원은 다단계적인 신당결성구도를 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1단계는 민자당 지도체제가 새롭게 완성되는 28일 이후인 8월말까지 여야의 동조세력이 「신변정리」를 끝내고 모인다는 것이다.
2단계는 동시에 새정치연합같은 사전결성체 단체를 거쳐 9월 중순께,늦어도 9월말까지는 신당을 발족한다는 복안이다.
따라서 누가 언제 동참할지가 주요 대목이다. 민자당에선 오유방 전의원의 17일 탈당에 이어 18일 광주의 이영일위원장이 탈당할 예정이다.
원내에서는 장경우의원만이 탈당여부를 저울질하고 있고 박범진·박명환의원 등은 당내 잔류노선을 굳혔다. 유기수위원장도 탈당을 고려하고 있다.
경선때 이 의원을 지지했던 중앙위원·시도위원·사무처당료중 일부가 행동을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박태준최고위원,이한동·박준병·심명보·박철언 의원 등 민정계 중진협은 이미 오래전 이 의원과 결별했다. 이 의원 측근들은 김용환의원의 연대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김 의원 역시 냉담하다. 참여를 표명한 사람은 대부분 낙선원외위원장이어서 정치적 영향력이 미미하다.
민자당외 정치세력과의 연합구도는 아직 불투명한 상태다. 정확히 말해 양김구도 청산,신정치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되어 있지만 이종찬의원의 깃발에 모일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의원 자신이 그동안의 오락가락으로 신용이 떨어져 있다.
이 의원측은 정치권밖에서도 연대세력이 상당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영훈흥사단이사장·서경석경실련사무총장을 비롯한 사회운동세력,학계·종교계인사 중 적지않은 수가 동참할 것이란 얘기나 그들의 신당참여여부는 좀더 두고 볼 부분이다.
한때 이 의원의 후원자로서 또다른 신당설을 뿌려왔던 김우중대우그룹회장에 관한 부분은 조금씩 선명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이 의원은 『정치지도력 부재,정치권 불신사태에 관해 김 회장과 뜻은 같이하지만 이것이 정당결성단계로 넘어가느냐는 것은 다른 문제』라고 말해 연대가능성을 부정적으로 보았다. 이 의원의 한 측근도 『현재 김 회장의 지원에 대한 가능성은 적다』고 설명했다.
정 의원과 함께 야권에서 신당창당에 앞장서고 있는 노승환 전국회부의장은 13대 야권의원들과 연쇄접촉을 갖는 한편 17일 저녁 이철승·이민우·고흥문씨 등 야당출신 원로들과도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다.
노 전부의장은 17일 『신당창당은 현역정치인들이 앞장설 것이나 현재의 여야지도자들에게는 정치를 맡길 수 없다는 것이 국민들의 공감대인 만큼 나라를 구하는 일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박병석·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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