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시내버스 차고 거의 안갖춰|한밤 주택가 〃주차몸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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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자동차운수사업법개정(87년) 으로 시내버스업체는 올해말까지 의무적으로 차고지를 갖추어야하나 서울·부산·대구·광주등 대도시 업자들은 아예 차고지를 갖추지 않거나 충분한 주차부지를 확보하지 않고있다. 이 때문에 대부분 회사들이 운행시간이후에 버스를 종점부근 주택가·도로등에 마구 세워놓아 인근주민들이 심한 소음 및 체증에 시달리고 있다.
버스업자들은 땅값상승과 빈터부족등을 이유로 차고지 확보를 기피하고있으며 서울시등 일부시는 오히려 차고지확보기한을 연장해줄 것을 교통부등에 건의하고 있어 주민불편은 계 속될 전망이다.
◇주차무질서=서울면목6동=마포구청을 운행하는 경성여객 차고지가 있는 면목6동서일대 주변에는 운행이 끝난 12시30분 이후부터 30여대의 버스가 차고지앞 왕복4차선 용마산길 양방향 1차선을 2m차씩 점거한채 늘어서 있다. 경성여객은 총 80대의버스를 보유하고 있으나차고지의 주차용량은 20여대에 불과해 밤12시∼12시30분이후 들어오는 버스를 도로변에 주차할수밖에 없다는 것이 회사관계자의설명.
주민 김윤선씨(45·여·서울면목6동)는 『오후11시부터 주차차량의 시동소리 때문에 잠을 설치고있고 매연이 심해 무더위 속에서도 창문을 열어놓지 못하는 형편』이라고 했다.
서울사당4동 사당시장주변 왕복4차선도로중 보도쪽 1개차선 2백m구간도 범진여객소속 89·89번버스 40여대가 진을 치고있어 도로가 주차장으로 둔갑하고 있다.
사당시 잡상인과 인근 아파트주민들로 인해 밤늦게까지 차량통행이 빈번한이 도로는 S자형으로 구부러져있어 주차된 버스에시야가 가려 대형 교통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또 낮시간에도 차고지로 진·출입하는 버스와 직진차량이 뒤엉켜 큰 혼잡을 빚고 있다.
이밖에 서울시내 90개 시내버스업체 가운데 42개 업체는 차고지가 부족하며 12개업체는 아예 차고지가 없는 실정으로 운행시간이후 차량의 주택가 및 도로방치가 불가피한 형편이다.
부산시의 49개 시내버스회사가 확보하고 있는 차고지면적도 크게 부족, 대부분 회사들이 차고지 주변도로등에 버스를 주차시키고 있어 심야에는 주차장을 방불케하고 었다.
대구시의 경우 32개 시내버스회사가 1천5백45대의 버스를 운행하고 있는데 이들 회사가 보유하거나 임대한 주차면적은 겨우 4백여대분으로 약25%에 불과하다.
광주시 역시 9개버스 회사에서 72개 노선에 8백57대를 운행하고 있으나 종점에서 회차시킬수 였는 부지를 확보하지 못해 낮 시간에까지 도로·인도등에 임시로 주차시켜 인근주민들에게 큰 불편을 주고있다.
◇문제점=서울·대구·광주시는 차고지를 위한 빈터가 없고 땅값이올라 버스업체가 올해말까지 차고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법개정을 통해 확보기한을 연장해 줄것을 교통부등에 건의키로해 주민불편이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각 시는 그린벨트내에 차고지를 설치할 수있도록 건의할 예정이나 이경우에도 노선을 조정해 버스종점을 그린벨트지역까지 옮겨야 하는등 시간이걸려 당분간 도로변주차등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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