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세계 뉴스1번지」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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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미국은 더 이상 세계 제1의 뉴스 중심지가 아니다. 영국이 주도하는 유럽이 그 자리를 대신 차지하게 된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대말까지 매일매일의 세계 뉴스는 뉴욕의 강력한 언론기관들에 의해 공급돼 왔다. AP·UPI는 AFP·로이터등 유럽의 통신사들을 압도했으며 ABC등 3개채널은 세계에 뉴스 화면을 공급해 왔다.
그러나 80년대 이후, 특히 90년대에 들어와서는 모든 것이 변했다. UPI가 쇠퇴하고 TV방송국들은 해외 취재를 대폭 줄여나가면서 유럽의 수많은 TV 채널과 신문들이 미국대신 세계시장을 차지하게 됐다. 이와함께 유럽은 세계뉴스의 주요한 취재원으로 변했다. 동구는 지난 몇년동안 해외 뉴스의 최우선 순위를 독차지했으며 세계 20대 뉴스 중심지가운데 14개가 유럽에 위치해 있다.
전통적으로 남미에서는 UPI가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해왔는데 이제는 AP만이 AFP와 로이터에 맞서 외로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스페인어 통신인 EFE가 최근에 남미에서 성공을 거둔후에는 거의 유럽세가 지배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동에서는 이미 1백20년전부터 로이터가 독보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방송은 프랑스의 몬테카를로와 영국의 BBC가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소리방송」(VOA)은 아랍인들사이에 너무 미국의 이익만을 추구하고 이스라엘을 두둔한다는 비난을 받고 있는 형편이다.
영상뉴스도 유럽이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시장 점유율은 로이터가 소유하고 있는 비스뉴스가 51%, 미국의 NBC가 37%, 그리고 BBC가 11%를 차지하고 있다. 비스뉴스는 전세계 15억의 시청자들에게 뉴스화면을 제공하는 최대의 매체이나 또한 가장 인식이 안돼있는 편이기도 하다.
미국이 자랑하는 CNN은 세계 뉴스시장에서 보조적인 역할에 그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영상뉴스 공급자인 비스뉴스는 세계 곳곳에 지국을 두고 지구촌의 소식들을 신속하게 전하고 있는데 보통 로이터와 이웃한 사무실을 쓰고 있어 기초적인 뉴스는 로이터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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