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지색 집착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문>
31개월된 남자아이가 지나치게 파란색에 집착해 걱정입니다. 이 아이는 옷·베개·장난감도 모두 파란색만 가지려고하고 파란색 물건은 다른 사람이 손도 대지 못하게 합니다. 블록쌓기놀이를 할때도 파란색 블록은 남이 손을 댈까봐 옆에따로 모아두고, 파란색 풍선도 집에 50개가 넘게 있습니다. 또 한글은 못읽지만 알파벳을 좋아해 젓가락이나 실등을 보면 그것을 가지고 알파벳모양을 만들곤 합니다. 숫자도 1∼13까지 알고 5가1보다 크다는등 대소개념은 있습니다.
김귀래 <서울봉천동>

<답>
어린아이가 어떤 특정한 색깔을 좋아한다는 것은 그리 문제될 게 없습니다. 그러나 이 아이가 특히 파란색을 좋아한다고 하니 청황색맹이 아닌지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색맹이 아니라면 특정한 색깔을 무서워하는 것이 문제이지, 좋아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그냥 모른척해도 무방할 것 같습니다.
또 이 아이의 행동중 한 가지에 오래 집착하는 힘과 어린 나이에 알파벳과 숫자개념이 발달했다는 점에서 물건을 분간하고 알아차리는 시각능력이 뛰어난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영재아 기질도 있어보입니다. 이 아이가 눈이나 성격에 이상이 있는지, 영재아인지 판명해 두는 것도 좋을듯 합니다. 그것은 아이가 그린 그림을 통해 판명할수 있습니다.
그림을 통해 아이를 분석하는 것은 부모나 일반인들은 하기 힘들기 때문에 아동심리 전문가에게 아이의 그림을 가지고 찾아가 도움을 청하도록 하십시오. 아무나 섣불리 아이의 상태를 판명하는 일은 없도록 하십시오.
도움말=김재은 이화여대 교육심리학과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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