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유효타 채점훈련 소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8면

전통적 메달 박스란 이름이 부끄럽지않게 그래도 1개의 금메달 획득은 가능하지 않겠느냐던 아마복싱이 동메달 2개의 성적으로 올림픽을 마감했다.
84년 LA올림픽에서 1개(미들급·신준섭), 88년 서울올림픽에서 2개(플라이급 김광선, 라이트미들급 박시헌)등 잇따른 금메달의 승전보를 울리며 한창 주가를 올렸던 한국복싱이 마침내 찬바람을 맞은 것이다.
서울올림픽이후 김광선·문성길(문성길)등 간판 주먹들의 대거 은퇴, 복싱 지망생 격감으로 어느정도 예견된 성적이긴 하지만 금메달감으로 꼽았던 선수들의 1, 2회전 탈락은 외국팀들에 대한 연맹의 엉End한 전력분석, 이에따른 안이한 대처를 보여주는 충격적 사건이었다.
특히 한국팀을 아연케한 것은 히든 카드로 꼽았던 라이트웰터급 김재경(김재경·동국대)의 1회전 참패.
이 체급에서 세계 최강자로 군림하던 한국계 구소련선수인 콘스탄틴 추가 지난해말 프로로 전향, 뚜렷한 강자가 없는 무주공산시대를 맞아 유망주 김재경의 금메달 도전이 가능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김은 1회전에서 독일의 주옐로에게 12-0으로 한점도 따내지 못하며 참패했다.
도대체 금메달 후보가 1회전에서 한점도 따지 못하는 망신을 당한 이유는 무엇일까.
89년 판정 시비를 없애기 위해 도입된 컴퓨터 채점제의 중요성을 말로만 떠들었지 득점으로 연결되는 펀치에대한 훈련이 부족한 탓이었다.
이번 대회에선 깨끗하면서도 강도있는 스트레이트가 좋은점수를 받은 반면 대부분의 한국선수들처럼 양훅을 앞세운 저돌적인 대시는 0점에 가까운 냉정한 판정을 받았다.
또 유도와 같이 우세승이 있는 것도 아닌데 수비의 기본인 안면커버링을 무시한채 공격일변도의 경기를 운영, 많은 실점을 당한 것도 주된 패인.
【바르셀로나=특별취재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