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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음계곡 온몸이 시린 천혜 피서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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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무덥다. 계속되는 장마속에서도 후덥지근하고 유난히 무더운 여름 날씨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피서객들은 계곡과 바다로 달려가고 잠시나마 더위를 잊고 싶다. 이럴때 복더위속에서도 얼음이 얼고 찬바람이 솟구치는가 하면 발을 담그기조차 어려울 정도로 쩌르르하게 시려오는 계곡이 있다면 누가 믿을까. 하지만 우리나라 곳곳에는 아직 잘알려지지 않은 얼음계곡이 곳곳에 숨어있고 천혜의 피서지를 이루고 있는 계곡이 많다. 아마추어 등반가로서 수십년동안 전국 방방곡곡을 누벼온 한국산우산악회 양지동회장(57·(557)6335)등 전문가들의 추천으로 신비의 계곡들을 소개한다.
◇빙계동계곡=경북의성군춘산면빙계동. 듣기만해도 몸이 움츠러드는 빙계산(7백m)이 있고 계곡의 돌틈사이사이에서 찬바람이 솟구치는 이곳은 낮은 계곡을 이루고 있다. 이 계곡에 들어서면 듬성듬성있는 주택가 주변에서도 찬바람이 솟구치는게 특색. 마을 주민들은 진입로 주변에 관광객을 상대로 먹음직스러운 수박등 잘 익은 과일과 각종 음료수들을 바위틈 사이사이에 끼워놓아 보는 이로 하여금 입맛을 다시게 한다. 심지어는 가정에서 필요한 김치통까지도 바위틈에 끼워놓고 있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마다 5∼8월 사이에 얼음이 얼어 선풍기없는 시원한 여름을 보내게 되고 겨울엔 오히려 따뜻한 바람이 솟는다고 한다. 관광지로 아담하게 꾸며놓은 너비 1.5m, 높이 4.5m의 얼음굴은 추위에 못견뎌 5분도 못있어 밖으로 나와야할 정도다. 교통편은 중앙선 열차를타거나 동서울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해 의성에 도착한다음 시내버스를 타면 된다.
◇여령산계곡=전북진안군성수면좌포리양화마을앞에서부터 수백개의 풍혈과 냉천을 품고있는 계곡. 풍혈은 바위사이에서 찬바람이 나오는 구명이며 냉천은 삼복더위에도 발을 담그기가 어려울 정도로 차가운물이 솟구친다.
이곳에서 피서객들이 활용할수 있도록 개발된 풍혈과 냉천은 각각 한군데씩. 바위와 돌, 수목과 잡풀로 우거진 계곡과 야산은 바위나 돌틈새만 있으면 찬바람이 일고 서늘한 얼음물이 흘러나오고 있어 신비롭기까지 하다.
섬진강 상류에 이르는 이곳은 계곡물이 매우 맑은데다 마이산(암봉6백73m, 수봉6백67m)과 죽도폭포, 백운동계곡등 기암절벽이 많아 한폭의 동양화를 연상케한다.
교통편으로는 전주나 진안에서 하루 네차례 버스가 들어가며 숙박은 양화마을에서 민박을 하거나 야영을 해야한다.
◇빙하계곡=경북봉화군명호면 이름만 들어도 시원한 청량산(8백70m) 도립공원에 위치해있다. 청량산성입구 약수터위 축령봉 아래부근 계곡돌틈 사이에서 새어나오는 찬바람은 마치 거대한 냉장고안에 들어와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돌틈사이가 너무 차가워 손을 넣고 5분을 넘기기가 어려울 정도이며 두께 10cm정도의 얼음들을 돌틈사이와 흙더미속에서도 흔히 구경할 수 있다.
찬바람은 축령봉에 오르기전 휴게소 바로뒤편 저지대와 길가 돌틈사이에서도 에어컨바람처럼 섬뜩하게 느낄 수 있다.
이곳은 새개의 기기묘묘한 봉우리가 있고 8개의 굴과 3개의 폭포수, 퇴계 이황선생이 학문을 닦던 청량정자등 관광·등산코스가 일품이다. 상경길엔 지역주민들이 위장병까지 고친다는 오전약수터도 들러볼만하다.
교통편은 청량리역에서 열차편으로 영주나 봉화까지 가거나 동서울터미널에서 봉화까지간뒤 청량산행버스를 타면된다.
◇청용골계곡=경북청송군부동면 국립공원 주왕산(7백21m)에 자리잡은 청룡사부근의 자갈밭지대. 규모는 비록 큰편이 아니지만 무더운 여름이면 찬바람이 더위를 제치고 쉴 새없이 솟아오르고 얼음이 언다. 이곳은 부근에만 가도 섬뜩한 한기를 느낄정도. 주민들은 겨울이 되면 오히려 더운바람이솟고 김이 모락모락 난다고 말한다.
교통편은 청량리에서 안동까지 열차를 이용하거나 동서울터미널에서 약수탕이나 주왕산까지 가는 시외버스가 있다.
◇얼음골졔곡=경남밀양군산내면 영남알프스의 천황산(1,189m) 중턱 8백여평에 펼쳐진 대규모 얼음골계곡. 천연기념물 2백24호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는 이곳은 더운 날일수록 얼음이 얼고 추운 날일수록 더운 김이 모락모락 새어나와 얼음을 녹이곤 한다. 매표소에서 정상 방향으로 탁트인 산행길을 한동안 오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섬뜩한 냉기를 느끼게 된다. 복더위에도 수많은 돌틈새로 찬바람이 솟구치고 있는 것. 돌틈사이 1m깊숙한 곳에서는 얼음덩이들이 수없이 박혀 있으며 해마다 하지부터 처서까지 계속된다. 지형에 영향을 받은듯한 가마볼협곡이 펼쳐지고 정상부근 7백80m사자평에는 이채롭게 고사리국민학교가 있다. 인근마을에는 임금님 수라상에 올랐다는 흑염소가 자라고 있어 스태미나식으로 인기가 높다.
교통편은 경부선과 마산선을 이용하거나 고속버스로 밀양까지 가서 얼음골행 버스를 타면된다.
◇북창골계곡=전북정읍군립암면 입암산(626m) 계곡중턱에 자리한 바위틈과 자갈밭 사이에서 찬바람이 끊임없이 솟는 이색지대. 병풍바위 주변이나 물통골등 어딜가나 길목마다 우거진 원시림에 싸여 한치앞을 바라 볼 수 없을 정도다.
주변에는 내장산국립공원이있고 백양산의 백양사와 순창감전사계곡도 유명하다. 교통편은 서울에서 열차편이나 고속버스로 정주에 도착한후 서당행 버스를 타고 백합동에서내리면 된다. <배유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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