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중계 「재탕」 너무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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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사격에 이어 역도·유도 등에서 매일 한개씩 따내는 금메달덕분에 올림픽방송의 중복편성과 거듭되는 재방송에대한 시청자들의 짜증섞인 불만이 수그러들었다.
정치나 경제, 국내 어디서도 시원한소식이라고는 찾을 수 없었던 국민들에게 잇따라 전해지는 금메달 소식은 무더위속의 한줄기 소나기같은 청량제가 된것이 사실이다.
이에따라 방송사측에서도 그동안 지적됐던 올림픽방송의 문제점에 대해 『할말이 있다』며 해명에 나섰고 상당부분 이유있는 것으로 보인다.
시청자들의 불만은 축구예선·역도등에서 같은 화면을 3개중 2개 방송국이 똑같은 시간대에 방송하는 것은 채널선택을 뺏는 과잉경쟁이라는 것이었다.
여기에 한국팀의 경기내용에만 너무치중해 세계유명선수들의 묘기와 신기록을 접할 기회를 시청자들에게 주지 않는다는 불만도 추가된다.
이에대한 방송사들의 설명은 이렇다.
시청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경쟁체제에서 한국팀의 금메달이 터지는 순간에 한가하게 다른 경기를 방송하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여러 방송에서 내보내는 경기화면이 모두 동일한 것은 몬트리올 올림픽 이후 대회조직위 측에서 지정한 주간방송사가 송출하는 화면만을 받는 체제가 확립돼 있으므로 국내 방송사가 떠안은 어쩔 수 없는 원천적 한계이기도 하다.
외국 스타들의 뛰어난 기량을 충실히 보여주지 않는데 대해서는 『시청자들이 무엇을 보고 싶어하는 지에 대해 가장 민감한 것이 당사자인 방송사』라면서 『아직은 우리팀과 선수에 대한 관심이 훨씬 크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지금은 외국 유명선수들이 세계 신기록이나 3관왕 달성등 주목을 끌만한 사건이없는 초반전이지만 앞으로 대회가 중반에 접어들면서 묘기와 기록이 터져나오면 당연히 시간을 할애할것』이라는 방침도 밝히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종일 재방송, 하이라이트·뉴스에서 같은 금메달 획득 장면을 물리도록 반복하는 타성이나 2백여명이나 파견된 3사합동방송단이 우리 선수단의 표정이나 현지의 문화행사등을 거의 소개하지 못하고있는 답답함은 앞으로 고쳐져야 할 것이다.<조현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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