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기용 잘못 8위 "미끄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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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일본과 함께 단체전 3위를 다툴 것으로 전망됐던 한국 남자체조가 엉뚱한 선수기용으로 출전 12개팀 중 8위(B그룹)로 밀려나는 수모를 당하며 충격을 주고있다.
지난해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홈팀 미국의 텃세에도 불구하고 6위를 차지하는 등 상승세를 보여온 한국은 이번 올림픽에서는 일본·독일·미국 등을 누르고 사상 처음 동메달 획득이 유력시됐던 종목이다.
한국팀 참패의 원인은 여홍철(여홍철·경희대)의 개인전(뜀틀) 메달획득 가능성을 보고 나머지 종목에서 기량이 월등한 강병의(강병의·한체대)를 제외한 때문이다.
이곳에 온 국내 체조인들은 강을 기용했을 경우 단체전 상위입상 가능성이 훨씬 높아지는 것은 물론 단체전의 유리함을 바탕으로 종목별 결승에도 더 많은 한국선수가 출전, 메달획득 가능성이 높아지는데도 체조협회 집행부가 정실에 얽혀 결국 개인 종합 81위로 처진 여선수를 잘못 기용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경희대 출신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는 체조협회는 당초 여 선수가 대표 1차 선발전(최종 7명선발)에서 21위로 처지자 협회지명 케이스를 도입해 선발, 일선 체조인들의 반발을 산 바 있으며, 특히 한체대측은 이를 문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내분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한편 단체전이 끝난 이날 현재 한국은 유옥렬만이 뜀틀·마루에서 각각 3, 5위로 결승에 올랐을 뿐 나머지 선수는 모두 예선 탈락했으며 개인종합에서도 유옥렬(16위) 이주형(이주형·25위), 한윤수(한윤수·30위)가 결승에 올랐으나 메달가능성은 전무한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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