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영초」유언에 신선한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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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중앙일보 18일자 특파원 취재 일기란에 실린 「등영초의 무소유 유언」이란 글을 읽고 신선한 충격을 느꼈다.
등은 중국의 전 지도자인 주은내의 미망인으로 지난 11일 사망했는데 생전에 작성한 유언 가운데 자신의 유해를 의학용으로 해부한 뒤 화장할 것과 뼈의 재를 보관하지 말고 뿌리도록 당부하고 이러한 사실을 간곡히 당중앙 위에 승낙 요청 했으며 최근 임종을 한달 앞두고서는 주·등 부부의 집무실겸 저택으로 사용돼 온 건물이 행여 자신들의 기념관으로 사용될 것을 염려하고 이를 반드시 전 국민의 공적 용도에 사용하도록 환원시키는 한편 친인척들에게 원칙을 무시한 어떠한 혜택도 주지 말도록 하는 유언을 추가시켰다 한다.
이는 얼마전 각종 언론에 보도된바 있는 우리나라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호화 분묘 조성에 대한 기사와 묘한 대조를 느끼게 해준다.
영국의 명재상인 윈스턴 처칠은 웨스터 윈스터 엘비라는 유명한 런던의 사원에 묻히길 거절하고 블레이든이라는 시골의 조상들이 묻힌 허름한 교회당 뜰에 묻혀있다.
묘비도 보잘것없고 이름도 원스턴 처칠이라고만 써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과연 이와같은 인물이 없는 것인가.
훌륭한 사람은 죽음까지도 위대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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