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원가 절감' 팔 걷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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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원재료 구입처를 변경하는 등 원가 절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17일 삼성전자가 내놓은 1분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CD총괄은 LCD 구동회로인 드라이브IC의 공급단가를 대폭 낮췄다. 주 공급선인 시스템LSI와 국내업체인 매그나칩반도체가 기술혁신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드라이브IC 구입 비용을 지난해 1분기 1860억원에서 올 1분기에는 1192억원으로 36% 정도 절감했다. 패널제작 재료로 쓰이는 편광필름을 주로 사들이는 곳으로 이 분야 세계 1위 기업인 일본 니토덴코에서 스미토모 계열의 동우화인켐으로 바꿨다. 지난해 1분기 1461억원이던 편광필름 구매비용이 올 1분기에는 1134억원으로 22% 줄었다.

올 1분기 휴대전화 판매대수가 3480만대로 전년 동기보다 20% 늘어난 정보통신총괄 역시 원재료 비용은 2조4715억원으로 9% 감소했다.

특히 소프트웨어 구동에 쓰이는 시스템 메모리는 인텔에서 수입하던 부분을 반도체총괄이 생산한 제품으로 대체했다. 이를 통해 구매비용을 1년 전보다 600억원 이상 줄였다. 삼성전기 등에서 구입하는 휴대전화 메인보드용 PCB 기판과 삼성SDI 등이 납품하는 배터리 구입비용도 1년 전보다 10~20% 줄었다.

1분기에 영업이익 1조1800억원을 거둬 15분기 만에 최악의 실적을 거둔 삼성전자는 최근 외부 협찬비용을 동결하는 등 원가 절감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1분기에 수입 부품의 국산화, 대체 부품 개발, 외주 등을 통해 원재료비를 최대한 절감했으나 LCD 패널, 반도체 등의 단가가 재료비 절감 폭 보다 더 크게 떨어져 실적이 부진했다"며 "각종 행사 협찬이나 사무실 운영비 등 불요불급한 지출을 최대한 억제하는 대신 설비.연구개발 투자는 예정대로 집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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