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의 전당 축제극장|"졸속개관" 구설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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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국내 예술계의 비상한 관심속에 93년 2월15일 마침내 문을 여는 예술의 전당 축제극장 개관 기념공연 참가단체 및 작품선정을 둘러싸고 그 공정성 여부에 대한 시비가 요란하다.
작품공모전 심사결과에 대한 얼마간의 불만이나 잡음은 생길 수 있지만 이번에 일부 공연단체가 선정·탈락된 것은 어느모로 보나 납득하기 어렵다는 비난이 점점 거세지고 있는 것. 아직껏 운영재원 확보방안조차 불투명한 예술의 전당은 이번 개관 기념공연을 「전용극장시대를 맞게된 우리 문화예술계의 큰 잔치」로 만들어 범국민적인 기대와 호응을 모아야 하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벌써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어 뜻있는 문화예술인들의 근심을 사고 있다.
○…예술의 전당은 지난 6월20일 마감한 총45개 공모작 가운데 오페라 2편, 연극 2편, 인형극 2편, 현대무용 3편, 팬터마임 1편, 뮤직퍼포먼스 2편을 각각 최종 선정했다고 21일 발표했다(▲오페라 = 김자경오페라단·한국오페라단 ▲연극 = 극단 목화·극단 자유 ▲인형극 = 서울인형극단·우리인형극단 ▲무용 = 한국컨템퍼러리 무용단·김복희현대무용단·남정호무용단 ▲팬터마임 = 한국마임협회 ▲뮤직퍼포먼스 = 백남준·스튜디오 마타).
예술의 전당이 위촉한 심사위원들이 초연 창작품·예술성·출연진·단체의 공연실적 및 전문성 등의 심사기준에 따라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지만 일부 공연단체의 선정에 대해 미심쩍다는 뒷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리골레토』를 공연키로한 한국오페라단은 지난 89년에 창단돼 정식 오페라공연 경험이 얼마되지 않은데도 「오페라단으로서의 성실성과 짜임새있는 출연진 구성」 등의 이유로 수십회의 공연실적과 상당한 평가를 받아온 오페라단 등을 제치고 선정됐다.
○…이와함께 예술의 전당이 우선 평면무대만을 사용해 93년 2월부터 약 한달간 개관 기념공연을 치른 뒤 6개월동안 휴관하면서 입체무대를 완성하고 모든 무대시설을 완전자동으로 작동하는 컴퓨터 시스팀을 보강해 93년 가을께 축제극장을 재개관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일단 개관행사만 치러놓고 오랫동안 휴관키로 함으로써 「6공 말기에 맞춘 정치적 개관잔치」라는 빈축을 사고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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