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억5000만원! 이형종 '눈물' 씻고 활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9면

"프로는 냉정하더라. 네가 돈을 많이 받으니까, 여기저기서 말도 많을 거야. 그런 거 신경 쓰지 말고 네 몫만 하면 된다."(두산 신인 임태훈.19)

"열심히 해야죠. 형만큼은 해야 하는데."(LG 신인 1차 지명 서울고 이형종.18.사진)

올 시즌 프로야구 신인왕 후보 임태훈은 고교 최대어 이형종의 서울고 1년 선배다. 임태훈은 지난해 두산에, 이형종은 올해 LG에 1차 지명됐다. 둘은 평소에도 자주 통화하고, 점심을 함께하기도 한다.

3일 중앙일보가 주최한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결승전에서 '눈물의 역투'로 깊은 인상을 남긴 이형종이 16일 계약금 4억3000만원, 연봉 2000만원 등 총 4억5000만원에 LG와 계약했다. 고졸 1차 지명 신인이 계약금 4억원 이상을 받기는 2003년 박경수(LG.4억3000만원)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이형종은 대통령배에서 구속 149㎞의 빠른 직구를 보여줬지만 제구력은 크게 흔들렸다. 그러나 유지홍 LG 스카우트팀장은 "걱정하지 않는다. 2학년이던 지난해 서울시 추계대회에서 이형종은 빼어난 제구력을 보여줬다. 구속은 145㎞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상당히 안정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런데 올해는 왜 흔들렸을까. 유 팀장은 "구속이 나와야 프로나 해외에서 데려간다고 주변에서 그랬을 것"이라고 짐작했다. 정확했다. 이형종은 "지금까지 주목받은 선배들은 모두 빠른 볼을 던졌다. 나도 그만큼 던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면서 제구가 흔들렸다"고 말했다.

이형종은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릴 때까지 매년 10승 이상 올리는 투수가 되고 싶다"며 "한국에서 인정받은 뒤 해외에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리고 "(아무리 힘들어도) 다시는 울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강인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