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6곳 치료거부/동맥끊긴 30대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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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대구=김선왕기자】 야간에 손목 동맥이 절단된 응급환자가 현직 경찰관과 함꼐 대구시내 종합병원 여섯곳을 찾았으나 병원마다 의사가 없다는 등 이유로 치료를 거부해 끝내 출혈과다로 숨진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8일 오후 8시30분쁨 경북 성주군 월항면 안포리 오뚜기식당 앞에서 김기문씨(34·무직·경북 영천군 고경면 창하리)가 손목 동맥이 절단된채 쓰러져 있는 것을 신고를 받고 출동한 성주경찰서 월항지서 정석영순경(23)이 성주병원으로 옮겨 지혈조치만 받은채 화물트럭으로 1시간뒤 대구시립의료원으로 옮겼다.
그러나 대구시립의료원은 당직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해 정순경이 항의하자 앰뷸런스를 내주면서 다른 병원으로 옮기도록 종용,연락을 받고 달려온 김씨의 형(37)과 함께 오후 10시30분쯤 동산병원에 도착했으나 병원측이 『당직의사가 응급수술중이니 다른 병원으로 가라』고 해 다시 영남의료원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영남의료원측도 수술이 밀려 당장 수술이 어렵다는 이유로 진료를 거부해 다시 가톨릭병원으로 옮겼으나 같은 이유로 거절당하고 경북대병원으로 갔으나 이곳에선 『병원규칙이 바뀌어 다른 병원에서 온 환자는 받을 수 없다』고 다시 거부,세시간뒤인 9일 오전 1시쯤 다시 동산병원으로 옮겼으나 수술을 받지 못한채 응급실에 대기중 2시간후 피를 많이 흘린 김씨가 저혈성쇼크로 끝내 숨지고 말았다.
김씨는 8일 오후 8시쯤 오뚜기식당의 잠긴 문을 열려다 유리창이 깨져 오른쪽 손목 동맥이 절단돼 쓰러져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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