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이 넘치는 사랑의 급식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또 왔수다』
『잘 오셨습니다. 음식이 식기전에 어서 드세요』
3일 낮12시30분.수원청년회의소 (회장 정용주)와 전주교 「성빈첸시오」회 수원중앙이사회 (회장김영태) 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팔달산기슭 「사랑의집」. 봉사책임 관려담당인김옐리자베스수녀가 점심을 해결하기 위해 찾아온노인들을 환한 미소로 맞으며 식탁으로 안내한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쌀방·미역국·감자볶음·김치·계란찜등 조졸하지만 깔끔하게 조리된 음식이 차려진식탁을 둘러싸고 10대꼬마에서부터80대노인에 이르기까지 1백여명이 어우러졌다.
낯모르는 사람들끼리 뒤섞여있지만 혼혼한 정이 넘치는 시골 잔칫집 분위기다.
사랑의집을 찾는 사랍들중에는 극빈자· 부랑아·행려법자등도 있지만 가정에서 소외당해 팔달산공원에서 소일하는 불우노인들이 대부분 .
박모씨 (70) 는 『장사를하는 아들부부가 낮시간엔집을 비우기 때문에 팔달산공원에서 만난 노인들과함께 매주2∼3차례정도사랑의집에서 점심을 해결한다』 고 했다.
2층 시멘트건물 30평남짓한 지하실에 설치된 무료급식소가 문을 연 것은지난4월.성빈첸시오회와 수원 JC회원들은 올해초부터「걸식불우노인들을 도울수 있는 일을 하자」는데 뜻을 모으고 의견을 나누다 무료급식소를 운영하기로 걸정했다.
식사제공시간은 매주 화요일∼토요일 5일간 낮12시부터 2시까지. 매일 급식자수는 1백50∼2백명선으로 잡았다.
운영 예산문제는 성빈첸시오회가 교구내 본당에서협조를 받아 일부 예산을조달하고 일일 급식봉사자를 선발, 당번제로 봉사하기로 했다.
수원JC는 장소를 제공하고 회원들이 내는 월회비 일부를 운영비로 보태기로 하는한편 종합법원에서 월1회씩 무료검진과2주일에 한차례씩 이발·이용도 무료로 해주기로하고 4개월째 시행하고 있다. 식탁마다 오가며 노인들의 식사시중을 들고있는 김엘리자베스수녀는『하나님의 사랑을 베푼다는기쁨때문에 피곤한줄도 모른다』 며 활짝 웃었다.<정찬민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