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 당원들 한나라당 진입시도하다 경찰과 몸싸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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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 강서구 염창동 한나라당사에서 한나라당 당원 권익찾기 운동본부 회원 100여명이 8월 대선후보 경선은 당원 중심으로 가라,강재섭 대표는 기 정해 진 룰대로 경선을 집행하라,박근혜 전 대표는 양보 운운하지말라 등 구호를 외치고 있다.【서울=뉴시스】

한나라당 염창동 당사 유리 현관문 한쪽이 박살났다. 그나마 성한 문엔 흘러내린 계란 자국이 선명했다.

당사 주변엔 '당헌 무시 발의 백만당원 통탄한다''당헌당규 말살하는 중재안이 웬 말이냐''중재안은 위헌이다 저지하자'는 플래카드가 내걸렸다. '謹弔(근조) 한나라당''이명박 밀어주기 강행하는 한나라당은 박근혜 전 대표에게 탈당을 요구하는가'란 피켓도 여기저기 보였다.

11일 한나라당 당원 등 시위대와 경찰 간 격돌 현장이다.

강재섭 대표의 경선 룰 중재안을 둘러싼 갈등이 물리적 충돌로까지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시위대 한 명과 경찰 한 명이 다쳐 다소 피를 흘리는 일도 벌어졌다.

발단은 이날 오전 11시 30분쯤. '혁신안 원안 고수' 등 머리띠를 두른 100여 명이 "강 대표의 경선 규칙 중재안은 무효다""강재섭은 나와서 무릎을 꿇어라""이명박 후보는 정당 기능을 마비시키지 말라""국민 앞에 석고대죄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이어 강 대표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당사 진입을 시도했고 이를 막아선 경찰과 심한 몸싸움을 벌였다. 현관문이 깨지고 부상자가 발생한 건 이때다.

100여 명은 이후 현관문 앞에서 연좌 농성을 벌였다.

대의원이자 '한나라당 당원 권익찾기 운동본부' 소속이라고 밝힌 남동호(55.대의원)씨는 "8월 대선 후보 경선은 당원 중심으로 가야 옳다"며 "단 한 명이라도 남을 때까지 시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포지구당 소속 당원이라는 이모(50)씨는 "중재안을 처리할 상임전국위가 열리는 15일까지 릴레이 천막 농성을 할 것"이라며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선 안 했으면 좋겠다고 했지만 한나라당을 살리기 위해 왔다"고 주장했다.

'대한민국 어버이연합' 이강성(74) 회장은 "강 대표가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데 한 쪽(이명박 측)에 치우쳐 당이 와해 위기에 처해 있다"며 "우리는 제2의 6.25 참전용사가 된 마음으로 오늘 한나라당을 찾아왔다"고 했다. 이들이 진 친 바로 옆엔 '기다림 2007 박근혜 당대표'란 푯말의 기념 식수가 있었다.

고정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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