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유인우주선 '선저우5호'발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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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6면

지난 10월 중국의 유인우주선 '선저우5호'발사 성공은 우주기술 열강들을 바짝 긴장하게 만들었다. 후진국 정도로만 여겼던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하는 한편 우주패권전의 도화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미국과 소련이 40여년 전에 이미 성공했던 유인우주선을 수조원을 들여가며 쏘아올린 것은 이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려 있었으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해석이다.

선저우5호는 창정 로켓에 실려 지상 3백43㎞ 궤도에서 지구를 14바퀴 돈 뒤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 착륙했다. 로켓이나 우주선의 기술은 소련과 미국에서 돌아온 과학자들이 가지고 온 미국의 우주기술을 독자적으로 소화해 만들었다. 선저우5호의 발사 성공은 싸구려 이미지의 중국 상품을 달리 보게 하고, 기기에 대한 신뢰도를 한껏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유인우주선 자체가 첨단기술의 집합체로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벌써 상업위성에 대한 발사 의뢰가 쇄도하고 있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중국은 선저우5호가 국민들에게 자긍심을 심어주고 체제를 공고히 하는 효과도 거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13억 인구는 유인우주선 성공 소식에 열광했으며, 중화 중심 사상을 한껏 고양했다. 또 그동안 중.일 전쟁의 참패 등 일본에 짓밟힌 자존심을 회복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

중국은 이 여세를 몰아 달 탐사선을 수년 안에 발사하고, 우주정거장도 독자적으로 건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공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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