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 무더위 이기자”|탁구 『현지적응』 비지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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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금메달을 향한 한·일 양국탁구대표팀의 현지 적응훈련이 뜨거운 열기를 토해내고 있다.
2.74m의 녹색 테이블 위에서 직경 38㎜, 무게 2.5g의 작은 공으로 초속 20m의 빠른 드라이브·스매싱 공격을 펼쳐 순간승부를 가름 짓는 탁구는 미묘한 심리상태에 따라 곧잘 승패가 뒤집히는 섬세한 스포츠.
사소한 심적 동요라도 사전에 방지, 최대의 효과를 캐내고자 한·일 두 나라의 코칭 스태프가 무더운 바르셀로나 날씨 등 현지환경과 유사하게 각기 훈련장 분위기를 꾸며 훈련에 막바지 피치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남녀복식(김택수-유남규, 현정화-홍차옥)에서 2개의 금메달을 노리는 한국은 올림픽기간 바르셀로나 날씨가 섭씨 30도를 웃돌아 「찜통 속의 한판승부」가 될 공산이 크다고 판단, 지난 3월말 태릉훈련원 입촌부터 연습장에 온풍기를 틀어놓고 강훈을 펼치는 무더위 극복작전을 전개해왔다.
두 달 반 여 기후적응훈련을 마친 대표팀은 지난 15일부터 기흥 훈련원으로 장소를 옮겨 탁구대를 녹색에서 파란색으로 바꾸고 마루 바닥에도 자주색 케미컬 매트를 까는 등 바르셀로나 경기장과 똑같은 실내세트를 꾸몄다.
공도 흰색대신 올림픽에서 사용될 오렌지색만 사용한다.
『달라진 환경에 누가 먼저 적응하느냐가 정교함을 생명으로 하는 탁구 승패의 첫 갈림길』이라는 것이 김충용 총감독의 설명.
한편 92 일본 그랑프리대회 여자복식 3위 팀 호시노-야마시타 조에 큰 기대를 걸고 있는 일본 여자탁구는 30년 동안 바르셀로나 7∼8월의 평균기온이 비도, 습도가 70%로 고온다습한데 착안해 장마가 일찍 찾아드는 오키나와에 훈련캠프를 설치하고 「고온다습 합숙훈련」에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이들은 선수촌이 냉방이 안되고 선풍기만 가동된다는 정보아래 숙소인 호텔의 냉방을 중단시키기도 했다.
또 높은 습도로 러버의 반발력이 달라질 것에 대비, 건조 스프레이를 따로 준비하고 선수들이 많은 땀을 흘릴 경우 갈아입게끔 하루 여섯 장의 셔츠를 마련키로 하는 등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고 있다. <유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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