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 전산화/선거일 법정화/투표구 소형화/선거관리 전면개편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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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붓뚜껑대신 수성펜 써 기표/통지표도 방문교부 않고 우송/내무부,선진국 조사결과 토대로
내무부는 12일 지방자치 실시로 선거횟수가 늘어나고 선거법 개정논의에서 지방선거 동시실시가 거론됨에 따라 현행 제도로는 효율적인 투·개표관리가 어렵다고 보고 개표전산화,선거일 법정화,투표구 소형화 등 제도개선을 추진키로 했다.
이는 내무부가 민자·민주·국민 등 3개 정당,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7개기관·단체 관계자들과 합동으로 지난달 일본·미국·프랑스·스위스 등 4개국 시찰을 통해 조사한 결과를 토대로 한 것으로 정부내 검토를 거쳐 여야정당·선거관리위원회 등에 제시될 예정이다.
내무부가 마련한 방안은 선거일 공고후 업무량이 폭주하는 현행제도의 단점을 고쳐 사전준비가 가능하도록 선거일을 법정화(예를 들어 ○월 ○째주 ○요일)하고,매년 특정일을 기준으로 선거인명부를 작성한후 수시로 변동사항을 첨삭하는 선거인명부제를 채택토록 하고 있다.
내무부는 이와 함께 동시선거의 원활한 관리를 위해 총투표소 1만5천1백87개중 유권자가 3천명이 넘는 6천9백7개소를 분리해 투표구를 증설하고,동시선거로 인해 운영이 사실상 불가능하게될 합동연설회는 개인연설회로 바꾸며 투표통지표도 방문교부에서 우편송부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투·개표 방식도 전면개혁,투표인이 투표용지의 후보자난에 붓뚜껑으로 표시하는 대신 대입학력고사처럼 OMR(광학인지 판독) 투표용지에 수성펜으로 표시하고 개표는 광학문자판독기·컴퓨터를 이용,후보별 득표를 집계하거나 일본처럼 특수코팅투표지에 기표나 기명한뒤 개표는 수작업으로 후보별표를 분류해 총득표수를 계수기로 집계한다는 것이다. 특히 OMR방식은 대학의 학사업무·각종시험 등으로 경험이 축적돼 있고 비용이 비교적 적을 뿐만 아니라 투표방식도 간단해 도입 가능성이 높게 검토되고 있다. 내무부는 미국처럼 투표까지 기계화·전산화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비용이 많이들고(펀치카드 투표방식의 경우 1천7백억원,OMR방식 92억원,계수기 83억원) 국민들의 투·개표조작 의시 등 우리 현실에 맞지 않아 배제했다.
내무부가 이같은 방안을 마련하게된 것은 현재의 개표방법으로는 선거때마다 교육공무원·법원공무원을 차출해 시비거리가 되고,특히 자치단체장·지방의원 동시선거를 실시할 경우 개표에만 평균 22시간이 예상되는 등 투·개표관리에 어려움이 커 개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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