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린 수표 되찾을 줄이야…세상인정 아직도 훈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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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지난 5월30일 한일은행 흑석동지점에 1백만원권 수표를 들고 예금하러 갔다. 창구 앞에서 줄을 서 있다가 막상 호주머니에서 통장을 꺼내보니 끼워두었던 수표가 없어진 것이었다.
넉넉지 못한 살림에 큰돈이 없어지니 가슴이 내려앉고 다리에 힘이 빠졌다. 집에 돌아와 아내에게 이 사실을 말하자 아내는 우는 것이었다.
번호도 모르고 발행일자도 모르는 수표를 잃어버렸으니 낙심할 수밖에 없었는데 아내는 어쨌든 은행에 다시 한번 가보겠다며 집을 나갔다.
잠시 후 은행에 간 아내가 기쁜 목소리로 전화를 걸어왔다. 은행안내원 오홍석씨가 수표를 주워 예금계의 대리에게 맡겼다는 것이었다.
확인절차를 거쳐 1백만원권 수표를 찾고 오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니 『당연히 할 일을 했는데 쑥스럽다』며 『할아버지는 그래도 운이 좋았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살인강도가 밥먹듯 일어나는 요즘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구나 하고 새삼 느꼈으며 이번 일을 계기로 앞으로 바르게 살며 봉사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신노옥<서울 동작구 흑석2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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