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침체 냉정히 대처하자/양재찬 경제부기자(취재일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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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연일 떨어지는 주가를 두고 시끌벅적하다. 그러나 이런 때일수록 다들 냉정해져야 한다.
우선 투자자는 「무조건 팔고 보자」는 식이 결국 자신에게도 손해라는 것을 생각해 한번 더 지켜보아야 한다.
당국은 어설픈 대책을 내놓아 또다시 일시적으로 시장을 왜곡하려들지 말고 투자자들에게 경제정책 전반에 대한 믿음을 주는 한편 실제로 경제가 조금씩이라도 더 나아지도록 하는데 신경써야 한다. 증권사와 증권관계 기관도 하찮은 사고라도 생겨 증시 주변환경이 나빠지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아서 일을 해야할 때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주가의 흐름을 두고 주가가 5공에로 회구했다고 꼬집고 있다. 6공화국들어 제대로 된 경제정책이 과연 무엇이 있으며,왔다갔다하는 정책때문에 기업하는 사람들을 헷갈리게 하더니 상장사 부도신기록을 세웠다는 것이다.
13대 국회가 공식적으로 막을 내린지 열흘이 됐는데도 새 국회는 언제 연다는 일정도 없다. 총선전에 그렇게도 경제를 걱정하던 정치권은 앞으로도 여섯달이나 남아있는 대선경쟁에 바빠 경제를 돌보지 않는다.
결국 주가의 연이은 6공 최저치 경신은 6공화국 전반의 경제 및 정치 성적표에 대한 평가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를 개선하기 위한 근본적인 노력에 대한 믿음없이 섣부른 증시대책을 내놓아 보았댔자 오히려 떠나려는 마음을 먹고 있는 발빠른 투자자들에게 팔고 떠날 기회만을 줄 우려가 높다.
8,9일의 주가하락은 증권전산의 잇단 고장속에서 이뤄졌다는 점이 더욱 투자자들을 안타깝게 한다. 오죽하면 당국이 6공 최저치 아래로 빠지는 주가를 그냥 둘 수 없어 장애를 일으켰으며,고장시간에 주가를 조작하려 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을까.
그럼에도 증권당국은 구태의연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는 것같다. 그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 8일 나온 근로자증권 저축의 저축기간 단축방침이다.
이 방안은 지난 5·27 투신사경영개선대책과 함께 발표돼 7월부터 새로 시행될 것인데 시행도 하기전에 고치는 것을 검토중이라는 이야기다. 발표전에 충분히 검토됐어야 하며,하기로 했으면 당연히 시행돼야 함에도 왔다갔다 하니 투자자들은 헷갈릴 수 밖에 없다.
자,모두 흥분을 가라앉히고 제자리를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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