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병원 공포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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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왜 이토록 치아가 나빠질 때까지 치료를 받지 않았습니까.』
『치과에 오기가 무서워서….』
흔히 있는 치과의사와 환자의 대화다. 어린 아이·어른 할 것 없이 무서워하고 가기 싫어하는 곳이 병원, 특히 치과병원일 것이다. 치과치료라고 하면 대부분 사람들은 이를 뽑는 흉측하게 생긴 「집게」나 이를 갈아내는 요란한 소리를 내는 기계를 연상하게 되고 무서움은 여기서부터 비롯된다.
어릴 때 할머니·부모로부터 실오라기에 이를 묶어 잡아당겨 젖니를 뽑혀본 경험이나 치과에서 주사를 맞고 이를 뽑은 경험은 누구나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 공포스럽고 두려운 느낌은 쉽사리 지워버릴 수 없는 충격적 경험으로 성인이 되어도 고정관념으로 남아있게 된다.
치과치료에 대한 공포심 형성요인은 가족의 태도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되어있다. 어른들이 치과치료를 더 두려워하면서 아이들에게 치과치료를 강요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먼저 어른들이 긍정적 반응을 보일 때만 아이들도 쉽게 응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치과치료에 대한 두려움은 겁 많은 환자뿐만 아니라 그들을 치료하는 치과의사 자신들도 그들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에 대한 심리적 압박감 때문에 매우 중요하고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
사실 요즘은 마취약의 발달로 아무런 고통 없이 치아를 뽑거나 치료할 수 있게 되었으며 현대식 장비에 의한 치아삭제(이를 깎는 것)시간도 매우 단축되고 아무런 고통 없이 안락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어있다.
치과치료가 무섭다고 치료를 거부하거나 회피하다보면 나중에 더 복잡한 치료는 물론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된다는 사실이다. 치료의 무서움보다 더한층 가중되는 치료비의 무서움까지 겹쳐 후회하게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치과치료에 대한 공포심을 줄이는 방법은 치과치료에 접하는 기회를 자주 갖는 일이다. 치과치료는 아플 때 치료하는 것보다 미리미리 치료하는 예방치료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1년에 한 두 번씩 별일이 없을 때(고통이 없을 때) 정기 검진하는 습관을 갖고 입 속을 청결하게 하는 스케일링 같은 치료를 주기적으로 받으면서 치과치료에 대한 밝은 생각을 가져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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