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인사 안 하는 아이 … 정말 '나쁜 애'일까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0면

돌토 감성 학교 1~10 카트린 돌토 외 글
조엘 부셰 그림 이세진 옮김, 비룡소
각 24쪽, 각 6000원 영유아와 부모

어른들이 아이들을 길들이기 위해 가장 많이 써먹는 방법은 '착하다/나쁘다'로 아이의 행동을 규정하는 것이다. 그런데 어른의 판단이 반드시 옳을까.

할머니가 가실 때 인사를 안 하면 '나쁜 아이'라고 혼내기 쉽지만, '착한 아이, 나쁜 아이'에 따르면 아이의 속마음은 이렇단다. "사실은 할머니가 가는 게 싫어서 인사를 안 한 거예요." 자꾸 거짓말하는 아이 때문에 걱정이라면 '거짓말이 아니야'를 읽어보자. 아이는 엄마한테 혼날까봐, 혹은 엄마가 "아빠에게는 말하면 안 된다"라고 하면 싫어도 거짓말을 하게 된단다. 아이를 혼내기 전에 부모 가슴이 먼저 뜨끔할 것같다.

고집 센 아이 때문에 걱정이라면 '싫어, 내 마음이야'를 읽어보라. "내가 싫다고 말하는 것은 하고 싶은 게 생길 만큼 많이 자랐기 때문이에요." 책을 함께 읽다 보면 아이와 부모는 싫다고 말하는 게 무조건 나쁜 일이 아니며 자라나는 과정에서 꼭 필요하다는 걸 깨닫게 된다. 실수를 많이 하는 아이에겐 '나, 또 혼났어!'를 읽어주자. "혼이 나면 다음부터는 조심하게 돼요. 그러니까 야단맞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인사성이 밝지 않다고, 거짓말을 한다고, 화를 낸다고, 오줌 쌌다고, 샘이 많다고, 위험한 장난을 친다고 무작정 아이를 혼내기만 하지 않았던가. 프랑스 어린이 심리학의 권위자인 지은이는 생활 속에서 흔히 일어나는 일을 통해 '나도 내가 왜 이런지 몰라'라고 생각하는 아이를 차분히 달래준다. 어른에겐 '개구리 올챙이적 생각 못한다'는 속담이 남 얘기가 아니란 걸 깨닫게 하는 시리즈다.

이경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