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 농민혁명|100돌 기념사업 성대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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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동학농민혁명 1백주년을 준비합시다.』
동학농민혁명 1백주년(94)을 앞두고 당시의 주무대였던 전북지역에서는 동학혁명의 역사적 의의를 찾고 농민군 영령들을 추모하기 위한 기념사업들이 민간주도로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전북지역 학계·문화예술계·교육계·언론계 등 각계인사 3백28명은 지난달 19일 「동학농민혁명 1백주년 기념사업회」준비위원회(대표 김철규 전북도의회의장)를 정식 발족시키고 기념사업 준비에 한창이다.
주요사업으로는 동학혁명 1백주년 기념조형물 조성, 유물수집·전시 및 황토현 전적지 복원사업, 기념일 제정, 전적지 순례행사 등이다.
이와 함께 농민군 유족들을 위한 사업으로 동학농민군 유족 및 후손 찾기, 국가유공자 인정을 위한 각종자료 발굴, 후손들을 위한 장학사업 등을 벌인다.
학술 및 문화예술분야 사업으로는 사료발굴·수집, 역사교과서 분석 및 시정, 국제학술대회 등이 준비되며 칼노래·파랑새요·궁을가 등 구전가요 수집과 정리작업도 함께 펼쳐진다.
위원회는 사업경비를 회비와 수익사업 이익금 등으로 충당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모금운동 등 민간인들의 참여를 통해 해결키로 했다.
동학농민혁명 1백주년 기념사업이 처음으로 논의된 것은 89년 말 전북지역 대학교수 등 50여명으로 구성된 호남사회연구회가 수련회와 전적지순례 등 15차례 모임을 가지면서부터다.
이들은 백성이 주체가 되어 부패한 조선왕조를 개혁하고 서구열강의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기 위해 봉기한 동학혁명이 그동안 매년 정읍군이 주관하는 동학제 행사와 황토현 전적지 성역화사업 외에는 이렇다할 기념사업 하나 없이 퇴색되어 가는 것을 막고 그 뜻을 기리기 위해 민간주도로 1백주년 기념행사를 갖기로 했다.
이어 황토현 문화연구회·전북민족문학인협의회 등 지역 민간단체들이 참여, 지난해 7월에는 송기숙 전남대교수·이리화 역사문제연구소장 등을 초청해 「동학혁명 1백주년을 기념합시다」는 주제의 시민강좌를 개최하기도 했다.
특히 여름문화마당 등 전북지역 문화창달을 위해 매년 행사를 개최해온 황토현 문화연구회에서는 지난달2일 전북대에서 하루주막을 열어 마련한 2천여만원의 기금으로 10월3일 동학혁명 지도자중 한사람인 김개남 장군 추모비를 정읍군 산외면 생가나 전주시 중화동 뒷산 옛 처형장 중 한곳에 건립할 예정이다.
위원회 실무대표인 전북대 이종민 교수(37)는 『농민항쟁의 주무대였던 전북지역에서조차 그 동안 동학혁명의 고귀한 뜻을 기리는 움직임이 미흡했던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며 『1백주년 기념사업이 전국적인 기념행사로 승화될 수 있도록 조직적으로 사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94년의 동학혁명 1백주년을 앞두고 전국에서 기념사업을 준비하고있는 관이나 민간단체는 역사문제연구소 「동학농민전쟁 1백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한국역사연구회 「갑오농민전쟁 1백주년기념 5개년 연구사업」 천도교 「동학혁명 1백주년 기념사업회」, 전남장흥군 「동학농민혁명기념탑 건립위원회」, 정주시 「갑오동학혁명 1백주년 기념사업회」등이다. 【전주=서형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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