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암 낙지집』광주시 유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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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낙지는 서해안 일대 갯벌이 있는 곳이면 어디서나 잡힌다.
그러나「낙지」하면 전남 영암군 미암면「문수포 낙지」가 유명하다. 낙지의 맛은 갯벌에 따라 달라지는데 문수포구에서 잡치는 낙지의 감칠맛은 예부터 일미로 알려져 있다.
광주시 유동 주택가 골목길에 있는「영암 낙지집」(062(526)3258)의 낙지요리는 그 이름도 유명한 세발 낙지를 비롯, 연포탕·낙지복음 등 다양한 방법으로 손님들의 기호에 맞춘다.
옛 어른들의 말에 따르면 낙지는 모내기철 논갈이에 지친 황소에게 큰(대)낙지 한 마리만 먹이면 벌떡 일어난다고 할만큼 고 단백식품으로 여성미용뿐만 아니라 빈혈에 특효가 있으며 강장제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영암낙지집의 세발낙지는 칼로 잘게 다진 낙지에 참기름·마늘조각·깨를 섞어 먹는데 그 쫄깃쫄깃하고 담백한 맛은 가위 일품이다.
또한 끓는 물에 낙지를 통째로 넣고 대파·깨·참기름을 넣어 7∼8분 후 분홍색의 시원한 국물 맛이 우러나는 연포탕(1인분 7천원)은 국물 맛과 힘께 가위로 자른 낙지 발을 초장에 찍어 먹는 맛도 진미다.
사건수사로 정신없이 하루해를 보낸 피곤한 날, 오랜만에 약속한 친구들과 어울려 이곳「영암낙지집」에서 낙지요리를 안주 삼아 옛이야기 꽃을 피우면서 한잔의 소주를 곁들이면 하루의 피로가 말끔히 가시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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