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보호 노래(분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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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캠페인이라는 말은 평원을 의미하는 캠퍼스에서 유래했다. 평원에서 벌어지는 전투,곧 야전을 캠페인이라 했다. 그것이 차츰 변하면서 어떤 특정한 여론을 환기시키기 위해 벌이는 조직적 활동의 의미로 쓰이게 됐다. 선거운동 같은 것이 대표적인 예다. 캠페인에는 많은 사람을 바른 길로 이끌고 계몽하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만,합리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부정적인 측면도 있다.
캠페인은 주로 매스미디어에 의해 여러가지 방법으로 이루어지는데 그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노래다. 캠페인 송이 바로 그것이다. 교통이나 환경과 같은 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노래,특히 대중가요로 만들어 널리 보급하면 크게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인식되어 있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우리나라는 캠페인 송이 그리 활발한 편이 아니다. 상업성이 다소 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박정희대통령이 직접 작사·작곡했다는 『새마을 노래』가 크게 히트한 예에 속하고,5공때의 『아! 대한민국』이나 『종로에 사과나무를 심자』는 환경보호 노래 등이 대중가요로 널리 불렀다.
4,5년전 인기 가수들이 동원돼 한꺼번에 여러 곡의 캠페인 송이 발표된 일이 있다. 교통안전을 주제로한 『선따라 가는 길』,친절과 양보를 다룬 『내가 먼저』,범국민적 화합을 강조한 『우리는 하나』 등이 그것이다. 신문들이 그 사실을 널리 알렸고,방송에 의해자주 소개되기도 했지만 얼마후에 슬금슬금 잊혀져 갔다. 역시 대중가요로서의 호소력이 다소 부족한 탓일게다.
최근 환경처의 한 공무원이 환경보호캠페인 송을 작사,인기가수에 의해 불려져 화제다. 『돈 주고도 못사는 것』이라는 제목의 노래다. 노래에는 문외한이지만 환경문제에는 전문가이기 때문에 그 노래는 우선 환경보호라는 측면에선 호소력이 강하다.
「강변마다 울창한 숲이 우거지고 새가 울며는 새도 좋고 사람도 좋아 즐거워서 노래하지요…」로 시작되는데 밝고 경쾌해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노래를 통해 얻어지는 수익금은 환경보호에 필요한 기금으로 쓰인다고 한다. 성공적인 캠페인 송이 됐으면 좋겠다.<정규웅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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