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회식이 뱃살 주범 술 끊어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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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호 13면

피검사자
회사원 M씨(42)
-매주 서너 차례 회식
-승용차로 출퇴근
-가끔씩 골프 연습

서울 백병원 강재헌 교수의 건강클리닉

진단과 처방
-BMI 27.7(비만환자), 복부비만
-지방간ㆍ고지혈증
-금주, 회식 전 섬유소 타 먹기
-하루 30분 걷기

한 주가 시작되는 날 짙은 싱글 정장 차림의 신사가 외래 첫 환자로 찾아왔다. M씨는 직장생활 15년차의 회사원이다. 그는 직장 건강검진에서 지방간·고지혈증 증세가 나왔고 혈당이 높다는 진단을 받고 걱정이 돼서 병원을 찾았다고 한다.

그는 “배가 좀 나왔지만 병이 났을 거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했다.

우선 비만도를 측정했다. 171㎝, 81㎏. 체질량지수(BMI)는 27.7, 허리둘레는 91㎝였다. BMI가 25를 넘어 비만환자로 진단했다. 허리둘레가 90㎝를 넘어 복부비만도 겹쳤다. 그의 생활습관을 물었다. 비만의 원인이 바로 나왔다. 술자리였다. M씨는 10년 넘게 매주 3∼4회 회식에 참석해 실컷 먹고 마셨다고 한다. 그는 “아침은 거의 거르고 점심은 회사 주변 식당에서 간단히 해결했기 때문에 저녁 한 끼쯤 맘껏 먹는 것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고 말했다.

신체활동도 적었다. 승용차로 출퇴근했고 주중에 짬 날 때 골프공 2박스 정도 골프 연습하고 드물게 골프장에 나가는 게 운동의 전부였다.

골프장에서 18홀을 돌면 400㎉가 소모된다. 반면 2, 3차까지 회식을 이어가면 3000∼4000㎉를 섭취한다. M씨가 즐겨 먹는 설렁탕이나 해장국, 하루 석 잔의 설탕ㆍ크림이 듬뿍 든 커피, 과자 등을 합하면 그는 거의 매일 4000∼5000㎉를 섭취해왔다. 입사 때 63㎏이던 체중이 81㎏으로 늘었고 이제 성인병이 온 것이다.

비만 치료의 왕도는 하루도 빠짐없이 적게 먹고 운동하는 것이다. 의료진은 체중감량과 운동을 좀 더 편하고 과학적으로 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할 뿐이다. M씨에게 “이대로 가면 당뇨병ㆍ뇌졸중ㆍ심근경색증 등 비만 합병증으로 노후에 고통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술은 끊다시피 해야 한다. 회식 땐 미리 섬유소를 물에 타 먹음으로써 칼로리 섭취 없이 포만감을 느끼는 노력도 필요하다. 매끼 식사도 배고픔이 가실 정도만 먹어야 한다. 그가 실컷 먹을 수 있는 건 오이ㆍ토마토 등 야채가 전부다. M씨의 실천력을 높이기 위해 식욕억제제를 석 달치 처방했다. 운동은 우선 첫 달은 매일 30분씩 걷다가 다음 달부터 1시간씩 매일 빨리 걷도록 했다.

그는 6개월 뒤 70㎏ 정도로, 1년 뒤엔 입사 때의 모습을 되찾을 것이다. 지방간ㆍ고지혈증 등의 증세도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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