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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 2.0 현장④/ 세상을 1촌으로 연결하는 소셜 네트워킹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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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호 08면

“동창을 찾아준다”며 1999년 혜성같이 나타난 아이러브스쿨. 졸업앨범뿐만 아니라 인터넷에서 동창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은 큰 충격이었다. 한국에서 먼저 꽃핀 온라인 인맥망이 전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1000만 명 넘는 커뮤니티만 전 세계 18개 #온라인 인맥 서비스 급성장 #… 미국 마이스페이스닷컴이 1위, 싸이월드 11위

마이스페이스에 가입하면 창업자인 톰 앤더슨이 첫 번째 친구가 되고, "친구가 한 명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뜬다.

올 4월 현재 세계에서 회원 수 1000만 명 이상인 인맥관리 사이트는 18개였다. 지난 1년간 10개가 늘었고 신규 회원도 5억여 명이 가입했다.

온라인에서 사람을 모으는 공통분모도 가지가지다. 음악·사진·동영상 등의 콘텐트를 공유하는 것은 물론이고, 지역·학교·인종·종교 등에 따라 새로운 온라인 인맥들이 생기고 있다. 모르몬교도 전용 인맥사이트(www.ldslinkup.com)를 사용하는 스티브 토키타(31)는 “너무 바빠 사람 만날 시간이 없는데, 인맥 구축 서비스를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날 수 있다”며 “구직공고를 내고 사람을 채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의 1위 마이스페이스닷컴

온라인 인맥 서비스의 대표주자는 미국의 ‘마이스페이스닷컴(myspace.com)’. 회원 수는 1억7000만 명이며 하루 평균 30만 명이 새로 가입하고 있다. 지난 한 해에만 1억8000만 달러를 벌었다. 방문자 기준으로 온라인 인맥 시장에서 점유율 1위(81.6%, 2006년 11월·Hitwise)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에 사용법을 공유하기 위한 인터넷 카페(cafe.daum.net/Mspace)가 개설돼 있을 정도다. 2005년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에게 5억8000만 달러에 사이트가 팔렸다.

미국의 ‘페이스북닷컴(facebook.com)’이 마이스페이스의 뒤를 잇고 있다. 미국의 ‘웹 2.0’ 전문 웹진인 테크크런치(TechCrunch)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대학생의 85%가 페이스북 사용자다. 또한 전체의 60%는 매일 사이트에 로그인하며, 93%는 적어도 한 달에 한 번 이상 로그인한다.

영국에는 ‘프렌즈 리유나이티드(friendsreunited.co.uk)’가 유명하다. 회원은 1800만 명으로 영국 인터넷 사용자의 절반에 해당한다. 이 사이트는 개설 이후 수많은 옛 동창을 결혼에 이르게 했다. 줄리아(38)는 이 사이트에서 초등학교 동창이던 아드리안(38)을 20년 만에 만나 결혼했다. 이 사이트에 먼저 등록했던 아드리안은 줄리아가 등록하기만을 4년 동안 기다렸다고 한다.
 
인종과 민족의 구심점 역할

온라인 인맥은 인종과 민족이 뭉치는 구심점이 되기도 한다. 미국의 흑인들은 ‘블랙플래닛닷컴(BlackPlanet.com)’에서 모인다. 회원 수는 1600만 명이다. 히스패닉계 미국인들의 모임인 ‘미겐테닷컴(miGente.com)’도 있다. 몽골인들도 올해 2월 ‘델히닷컴(Delhii.com)’이라는 사이트를 열고 유대를 다지고 있다. 현재 400여 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해외 진출도 활발하다. 미국의 ‘베보(bebo)’는 아일랜드와 영국에서 주요 사이트로 자리 잡았고, ‘프렌드스터(friendster)’는 필리핀 사람들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한국에는 싸이월드

싸이월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인맥관리 사이트다. 1999년에 설립돼 올해 2월 회원 수 2000만 명을 돌파했다. 비(非)영어권 사이트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싸이월드의 가장 큰 특징은 사용자가 음악이나 홈피 스킨, 글자체 등 디지털 콘텐트를 팔아 대부분의 수익을 남긴다는 것. 사이버머니 도토리의 판매액은 수익의 78%를 차지한다. 대부분의 해외 사이트가 광고수익에 의존하는 것과 대비된다. 연세대 정보대학원 이준기 교수는 “친구들을 보기 위해 들어온 사용자들이 배너광고를 보면 짜증날 것”이라며 “콘텐트를 팔아 돈을 버는 점이 싸이월드의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휴대전화로

뉴욕에 사는 갤런은 동네에 있는 바에서 혼자 술을 마시다 휴대전화를 꺼낸다. 그리고 근방 10블록 내에 있는 친구를 검색한다. 친구가 없어 랜디라는 여성을 찾았고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호의적 답장이 오자 만나러 떠난다.

먼 훗날의 이야기가 아니다. 이것은 미국 22개 도시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다지볼(dodgeball)’이라는 모바일 서비스의 인터넷사이트(dodgeball.com) 안내 내용이다. 온라인 인맥이 웹에서 모바일로 옮겨가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기술산업실 고정민 수석연구원은 “웹 2.0의 다음 세대는 휴대전화 등 혁신적인 웹 도구가 선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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