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끝장 협상’‘중간’수준 협정 타결 전망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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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호 11면

2007년 3월 30일. 한국 경제사에 큰 획을 그을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최종 타결되는 순간이다. 한ㆍ미 FTA는 일자리에서 장바구니까지 우리네 생활 구석구석에 큰 변화를 예고한다. 두 나라의 동맹관계가 긴밀해지면서 동아시아 국제질서도 달라질 것이다.

양국은 26일부터 통상장관급 ‘끝장 협상’을 서울에서 벌인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과 캐런 바티아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가 나선다. 막판에는 양국 정상도 협상을 거들 전망이다. 바티아 부대표는 “(30일로 예정된) 시한이 지나면 추가 협상은 없다”고 단언했다. 반드시 타결 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양국은 이미 80% 정도의 쟁점에서 의견을 접근시켰다. 하지만 쌀ㆍ자동차ㆍ섬유ㆍ무역구제ㆍ개성공단 등 10여 개 핵심 사안에선 여전히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결국 양국은 큰 것을 주고받는 ‘빅딜’로 일괄 타결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이 농산물 개방 폭을 넓히는 대신 미국은 자동차 관세를 철폐하는 것과 같은 식이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이나 미국의 반덤핑법 개선 등 껄끄러운 문제는 협정문에 상징적 조항만을 남겨놓고 나중에 다시 협의하는 ‘빌트인’ 방식으로 덮고 넘어갈 공산이 크다.

이제 관심은 협상 타결 여부보다는 타결 내용이 과연 어느 정도 수준일 것이냐에 쏠리고 있다. 김종훈 한국 수석대표는 “양국이 지금까지 체결했던 어떤 FTA보다 ‘높은’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국 ‘중간’ 내지 ‘중하’ 정도 수준에 머무를 것이란 관측이 대두된다.

협정을 저지하기 위한 반대시위도 강도 높게 펼쳐질 전망이다. 서울 도심은 한 주 내내 혼란스러운 장면을 연출할 것이다. 협상이 끝나면 더 큰 산이 기다리고 있다.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 국회 비준을 성사시키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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