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영상장치」스포츠 의학 총아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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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첨단 의료기기인 자기공명 영상장치(MRI)가 최근 미국에서 스포츠 의학의 새로운 진단장비로 자리잡고 있다.
MRI의 원리는 강력한 자장을 발생하는 거대한 자석통 속에 인체를 올려놓은 뒤 진단하려는 신체 부위에서 나오는 전파신호를 자장의 반응에 따라 컴퓨터로 처리한 다음 이를 다시 영상으로 구성해 환부의 정확한 위치·진행상태를 여러 각도에서 촬영하는 것.
10년 전에 개발된 MRI는 주로 뇌·척수의 이상 유무 진단에 사용되는데 환부를 절개한 다음 관절경을 넣어 직접 눈으로 확인하던 종래의 방법과는 달리 절개하지 않고도 연골·인대 등의 이상을 손쉽게 체크할 수 있어 관절부상이 많은 운동선수의 진단에 필수적인 장비로 각광받게 됐다.
미국 프로야구 신시내티 레즈의 투수 롭 디블은 지난달 어깨의 심한 통증으로 캘리포니아주 로마린다 대학병원을 찾아가 MRI의 도움으로 단40분만에 인대에 염증이 생긴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MRI는 환자에게 검사로 인한 고통을 적게 하고 수술후의 회복시간까지 단축시켜 주는 이점까지 갖고 있는데 현재 미국에는 2천5백∼3천대가 보급되어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30여대 정도 도입돼있다.
보통 1시간 안에 무릎이나 어깨의 부상 부위와 정도까지 정확하게 진단해내는데 종래의 컴퓨터 단층촬영(CT)에서 나타나지 않는 것까지도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이 특징.
비용은 한번에 약4백달러(약32만원)로 절개해서 진단하는데 비해 월등히 저렴해 병원을 찾는 환자가 증가 일로에 있다(한국에서도 비용은 엇비슷).
그러나 MRI는 환자가 자석통 안에 들어갈 때 마치 어두운 굴속에 들어가는 것과 같은 느낌을 가질 뿐만 아니라 기계의 작동소음이 신경이 예민한 환자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을 안고 있다.<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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