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거래 뜸한 고객 잡자" 수수료 깎아주며 유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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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현금인출기만 있으면 어디서나 간편하게 돈을 찾아쓸 수 있는 현금서비스. 급하게 현금이 필요할 때 유용하게 쓰인다. 하지만 편리함의 댓가는 꽤 비싼 편이다. 본인 신용등급과 카드사별로 최저 8.9%에서 많게는 29%까지 높은 수수료를 떼간다. 때마침 카드사들이 한시적으로 현금 서비스 우대 혜택을 속속 내놓고 있다. 기왕 쓸 바에야 단 1%포인트라도 수수료가 낮은 현금서비스를 찾는 게 정답이다.

◆"배신하라, 혜택이 돌아온다"=우리은행은 6월까지 신용등급이 높으면서 우리카드 현금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는 고객 10만여명에게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7.7% 적용키로 했다. 이는 현재 최상위 고객 수수료율 9.2%보다도 1.5%포인트 유리한 조건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다른 카드 현금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우리은행에선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이 대상"이라며 "신용정보회사로부터 넘겨받은 신용카드 이용고객들의 이용 성향을 분석해 대상을 정했다"고 말했다. 현재 신용카드 4장 이상을 보유한 이용자의 신용판매.현금서비스 이용정보는 카드사 모두 공유하고 있다.

삼성카드도 현금서비스 이용 한도가 100만원 이하인 고객 47만명을 대상으로 최처 7.9%의 수수료를 적용키로 했다. 수수료를 깎아주는 곳도 있다. LG카드는 6월말까지 현금서비스를 사용하지 않던 고객 등을 대상으로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10~20% 깎아주기로 했다. 경품행사로 돈을 돌려주는 곳도 있다. 롯데카드와 현대카드는 이용고객을 추첨해 각각 최대 100만원, 200만원을 현금으로 돌려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이번 현금서비스 수수료 할인 서비스는 카드사가 신규 고객을 확보하겠다기보다는 우량 회원의 현금서비스 사용을 유도하는 '웨이크 업'(Wake-up) 마케팅"이라며 "카드사별로 우량회원의 기준이 확연하게 다르므로 본인이 우대 대상인지 꼼꼼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카드는 갖고 있지만 평소 거의 이용하지 않는 카드사의 현금서비스를 기웃거려보는 게 좋다는 얘기다. 카드사 대부분이 평소 자신들의 현금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는 고객을 대상으로 우대 혜택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얼마나 이용하나=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말 현재 신용카드 발급 장수는 9246만장으로 1년 전보다 599만장(6.9%) 늘었다. 경제활동인구 1인당 카드 수는 지난해 말 1년 전보다 0.3장 늘어난 3.8장이다. 한 사람당 4장의 카드를 갖고 있지만 정작 현금서비스 이용 고객은 많지 않다. 카드대란 때 무분별한 '돌려막기'로 인해 현금서비스 이용한도가 크게 낮아진 데다가 이용건수도 2003년 1월 3248만4000건에서 올 2월엔 1094만건으로 크게 줄었다.

안혜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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