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아파트 전세 물량 쏟아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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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난해 9월 입주가 시작된 분당신도시에 아파트 전세물량이 쏟아지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서울로 출퇴근, 통학하는 일부 입주자들이 짜증나는 교통체증과 열악한 교육 환경, 시장 등 편의시설 부족에 따른 불편 등을 견디다못해 입주 후 6개월로 규정된 전세금지 및 특별관리기간이 끝나면서 일시에 전세를 내놓고 서울 등으로 집을 옮기기를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8일 성남시 분당일대 부동산업자들에 따르면 이 지역주변 20여개 부동산업소들 모두 4∼10건씩의 아파트 전세물량을 확보해놓고 있으며 음성적으로 거래되는 물량을 포함하면 이 보다 훨씬 많은 양의 전세나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들은 지난해 하반기 두차례에 걸쳐 입주한 5천여 가구가「국민주택 규모는 입주 6개월 안에 전세가 금지되고 국민주택 이상은 특별관리 된다」는 제한에서 벗어나면서 전세물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고있다.
지난 5일 부동산 중개업소에 전세 의뢰한 삼성아파트 입주자 김모씨(47·주부)는『웬만하면 아파트에 정을 불이고 살려고 했으나 자녀교육 시설 부족은 물론 서울에 직장을 둔 남편이 출퇴근을 위해 하루 서너시간씩 버스·전철 속에서 시달리고 있어 전세를 주고 서울로 이사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또 한양아파트 입주자 이모씨(49·회사원)는『서울로 통학하고 있는 고교2년생 아들이 매일 만원버스에 시달리는 데다 버스가 밤에는 결행하기 일쑤여서 성남 모란시장에서 집까지 정상요금(1천5백원)보다 4∼5배씩 더 주고 택시로 통학하고 있다』며 『전세가 나가는 대로 서울로 이사할 계획』이라고 했다.
현재 분당 신도시에는 약5천여 가구가 입주해 있으나 입주자들이 교육환경이 나쁘다는 이유로 자녀들의 전학을 기피하는 바람에 서현고교는 24학급 정원에 8학급, 서현중학교는 30학급 정원에 18학급만이 수업하고 있다.
한편 전세가격은 20평형이 3천4백만원, 40평형은 5천여만원 수준이나 전세 물량이 늘어나면서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정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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