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유착은 안된다”/노 대통령/5대그룹 회장과 오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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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정세영 회장 “물의빚어 죄송” 사과
노태우 대통령은 25일 전경련 유창순 회장·최창낙 부회장과 이건희 삼성·정세영 현대·구자경 럭키금성·김우중 대우·최종현 선경 회장등 5대그룹 회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정경분리 ▲대기업의 이미지 개선노력 ▲대기업의 자금유용 금지 등을 당부했다.
노대통령은 『지난 국회의원 선거를 계기로 현대그룹이 인력과 자금을 동원해 정치활동을 함에 따라 정경분리 문제가 파문을 일으키고 정부와 현대그룹이 대결하듯 비춰진 점을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기업이 특정 정당을 지원하는 것은 국민에게 불안을 안겨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대통령은 지난 총선때 현대그룹의 특정 정당지원으로 재벌에 대한 비판여론이 제기되고 있으며 정치마저 재벌에 예속되는 사태가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정세영 현대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이 정치에 참여,사회적·경제적으로 물의를 많이 일으킨 점을 사과하며 특히 그로 인해 정부의 입장을 불편하게 만든 것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회장은 이어 정경분리가 빨리 이루어지도록 노력할 것을 거듭 다짐했으며 다른 대기업그룹 회장 및 전경련 회장단은 이에 적극적인 동감을 표시했다.
이건희 삼성 회장 등은 우리의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공동발전을 위해서는 진정한 정경분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구자경 럭키·최종현 선경 회장 등은 기업의 자금난,특히 중소기업의 어려움을 예시하며 중소기업에 대한 특별지원을 요청했다.
구회장은 중소기업에 대한 선별적인 자금지원을 요망했고 최회장은 정부가 인플레는 우려,자금유통을 억제하다 보니 금리를 높게 하고 기업활동을 위축시킨다고 지적,정부의 특별자금 지원을 요청했다.
이날 만남은 50여분에 걸친 간담회와 1시간여의 오찬으로 진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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