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원수(분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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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흔히 5성장군으로 불리는 원수는 군인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계급이다. 고대유럽의 「말을 탄 통솔자」(marshal)라는 칭호에서 유래된 원수는 중세에 이르러 군최고의 지휘관이란 뜻으로 사용됐고,13세기부터는 최고위의 군인에게 주는 명예칭호로 사용됐다.
그러나 미국·영국 등 서방국가에서는 「전쟁영웅」에게만 부여하는 군최고 계급으로 삼아 2차대전중 마셜·아이젠하워·맥아더·브래들리·몽고메리 등 장군들을 원수로 진급시켰다.
이들 원수는 보직에서 물러나더라도 「종신 현역」의 자격을 갖는다는 점이 특징이다. 한편 공산권에서는 전쟁중이 아니더라도 원수로 진급시킨 사례들이 많다. 구소련군에는 아직도 여러명의 원수가 있으며,북한의 김일성은 일찌감치 스스로 원수에 올랐다. 군인의 최대명예인 원수보다 한단계 높은 것이 대원수,곧 6성장군이다.
나중 미국 18대 대통령에 취임한 그랜트장군은 남북전쟁후 의회로부터 대원수 칭호를 부여받았으며,2차대전중 원수에 오른 맥아더장군은 임종 직전 일부 공화당의원들이 대원수로 추대할 움직임등을 보였으나 유산됐다.
스탈린은 2차대전후 「대전중 조국을 지킨 공로」를 평가받아 대원수에 추대됐다. 21일 아침 북한에서는 체제내에 대대적인 진급선풍이 불었다. 며칠전 원수이던 김일성이 스스로 대원수에 오른데 이어 그의 아들 김정일과 차수이던 오진우를 원수로,그리고 그들 두 원수밑에 여러명의 차수를 새로 임명했다. 북한군의 계급구조는 우리와는 다소 다르다. 원수급으로 대원수,원수와 차수가 있고,장령급이라고 해 소장·중장·상장·대장이 있으며,좌관급으로는 소좌·중좌·상좌·대좌가 있다. 별 하나의 우리네 준장이 북에선 소장이고,우리의 위·영관급이 3단계씩임에 비해 북에서는 4단계씩인 점이 다르다. 북한의 이번 대폭적인 승진이 갖는 정치적인 의미는 차치하더라도 대원수니,차수니 하는 계급들이 우리에겐 다소 생소하고 우스꽝스럽다.<정규웅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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