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때 호흡 곤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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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44세의 직장남성이다. 7∼8년 전부터 등산을 하거나 꽤 긴 계단을 오르면 숨이 가쁘고 호흡곤란이 온다. 이런 증상이 아주 심할 때는 하늘이 노랗게 보이고 눈앞에 물체도 제대로 식별이 안될 정도다.
혈압은 정상이며 폐활량은 다소 적은 편이다. 그러나 담배는 피우지 않으며 그 동안 별다른 질환이 없었다. 심장병이라도 생긴 것이 아닌지.

<답>질문자는 특별한 질환이 없다고는 하지만 꽤 오래 전부터 등산할 때 등에 호흡곤란을 느끼고 있으면 정밀진단을 해볼 필요가 있다. 질문자와 같은 증상은 크게 두 가지로 원인을 따져볼 수 있다.
우선 생각할 수 있는 것이 심장질환이다. 호흡곤란이 오고 하늘이 노랗게 보인다는 것은 심장에 어떤 이상이 생겨 인체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심장이 피를 제대로 뿜어내지 못하는 것은 예컨대 심근질환·판막질환·관상동맥 질환 등을 의심할 수 있다.
질문자의 경우 평소엔 괜찮다가 등산이나 계단 등을 오를 때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병이 숨어 있다가 운동 등의 부하가 걸리면 나타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하늘이 노랗게 보이는 것은 특히 뇌로 가는 산소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관상동맥질환·심근질환 등 중에서 질문자의 경우 어떤 것이 진짜 원인인지를 알기 위해서는 심전도와 함께 심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심 초음파는 심장이 뛰는 상태·크기·기형·판막 등의 이상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장치다. 심 초음파 등을 이용한 진단결과 관상동맥질환으로 밝혀진다면 약물요법 혹은 관상 동맥 확장술 등을 이용해 치료한다. 그러나 심실에서 심방으로 가는 전기적 자극차단(방실 차단)의 경우 치료는 쉽지 않다.
한편 폐 질환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폐의 이상으로 인한 호흡곤란은 폐 기종 같은 것이 대표적이지만 최근에는 운동성천식에 걸려 운동만 하면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 곤란을 느끼는 사람들도 많이 발견되고 있다. 질문자는 폐 기종 같은 질환은 아닐 것으로 생각된다. 운동성 천식은 아직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상태다. 노영무 교수< 고려대 의대·내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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