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라서는 중진협… 각자 행동가물거리는 민정계 후보단일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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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청와대 속뜻읽기 아전인수… 접점 못찾아/시한 늦췄지만 박위원 직선포기설 분분
민자당 반김 민정계 진영의 대통령 후보단일화 작업을 하고있는 민정계 7인 중진협의체가 서로간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한채 활동시한을 다시 주말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단일화의 가능성은 희백해지고 있다.
○…단일화 마감시한(15일)에 놓여진 민정계내 반YS 7인 중진협의체는 15일 오후 7차 회의를 열지만 『단일화 노력을 계속한다』는데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박태준 최고위원과 이종찬 의원은 14일 오후 담판을 벌였으나 서로 자신이 단일후보가 돼야한다고 주장,결렬됐다.
이의원은 박최고위원을 밀고있는 박철언 의원을 만나 『새로운 정치를 하려고 나선만큼 지역감정 해소·세대교체 희망이라는 총선민의를 읽어야 한다』고 말했으나 반응이 신통찮다고 자인.
이의원은 『두사람은 결론을 성급히 내리지 말자는데 의견을 같이했고 따라서 나도 출마선언을 유보하고 단일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무게가 실려있지 않은 것 같다.
박철언 의원은 15일 아침 기자회견에서 『나는 우선 실질적 단일화(박최고위원 추대)를 생각지 않고 완전단일화를 위해 이번주말까지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새인물·새정치라는) 이상과 현실을 조화시켜야 하는 불가피성이 있다』고 말해 다소의 여지를 남겼다.
이한동 의원은 『후보등록 시작(19일)까지 시간이 있으니 단일화를 위해 중지를 더 모아야 한다』며 『단일화가 안되면 나도 출마하겠다는 의사는 변함없다』고 했다.
협의체는 후보등록 때까지 핵심인사들간에 담판·절충을 계속하면서 반YS 가닥을 잡으려 애쓸 것으로 보이나 후보단일화는 물건너간 형세.
○…후보단일화 작업이 난관에 부닥침에 따라 박태준 최고위원은 출마결행과 포기의 기로에 몰리는 인상이다.
박최고위원측에서는 이종찬 의원을 뺀 중진협 다른인사들의 추대를 받는 실질적 단일화를 밀어붙이는 쪽을 박최고위원이 선택하고 있음을 강조하면서 중진협의 활동시한을 연장한 것도 이를 위한 「시간벌기」로 설명.
그러나 이한동 의원이 이에 동참을 꺼리고 있으며 박준병 의원도 『고민중』이라고 해 실질적 단일화의 성사 자체도 어렵다는 지적이다.
현재 박최고위원의 추대에 동조하는 7인협 인사는 심명보·박철언 의원,양창식 당선자 3인에 한정돼 있는데 7인협의체가 혼선을 일으키는 것은 노태우 대통령의 의중을 서로 달리 읽기 때문으로 관측.
관망파로 분류된 중진의원은 『이종찬 의원은 그렇다치고 중진협 다른멤버들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지 않는 것은 박최고위원의 출마의사에 대한 노대통령의 의중판단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민정계 대다수 관망파들이 박최고위원의 출마의지를 평가하면서도 출마결행의 가능성을 실감하지 않는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도 박최고위원측으로선 부담이다.
이같은 흐름을 감지한 친김진영은 14일밤 최형우 정무1장관을 박최고위원에게 보내 출마포기를 설득했다는 후문.
이런 정황들 때문에 최소한 노대통령의 지원이 없는한 박최고위원이 민정계 대표주자로서의 명분과 세를 확보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대두하고 있으며 그의 중도포기 관측이 나오고 있다.<박보균·김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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