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한에 밀 15만t 수출/정부,유감표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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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90년말 12억불어치 계약 2차 인도
【워싱턴=문창극특파원】 미국은 지난 90년 12월 북한과 모두 12억달러 상당의 소맥(밀) 수출계약을 체결했으며 이 계약에 따라 지난해 15만t(약1천만달러 규모)의 밀을 선적한 것으로 14일 밝혀졌다.
워싱턴 주미 한국대사관에 따르면 미국정부가 지난 89년 대북한 수출통제 지침을 개정,인도적 물자에 대한 선별적 수출을 허용한데 따라 미 곡물수출업체인 니코사가 북한과 12억달러 상당의 소맥수출 계약을 체결,지난해말까지 두차례에 걸쳐 15만t을 인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은 이에 대한 대금을 달러 대신 아연으로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니코사는 이를 제3국에서 처분한 것으로 밝혀졌다.
미­북한간 무역은 90년 3만달러,지난해의 경우 10여만달러의 소액이었던 점에 비추어 볼때 12억달러 규모의 거래를 미국정부가 허용해준 것은 이례적이다.
미국정부는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고 사찰을 회피하고 있다는 이유를 들어 그동안 한국정부와 일본에 대해 북한과의 거래를 자제해줄 것을 요구했었다.
한국정부는 미국정부에 북한의 핵문제가 매듭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이같이 수출한데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고 주미대사관측은 밝혔다.
한편 미­북한간 밀거래 계약은 올해말로 끝나게 돼있어 당초 계약액만큼의 실제거래는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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