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레퍼토리『스파르타쿠스』『로미오와 줄리엣』서울 무대 펼친다.|내달 25∼30일 세종문화회관 공연 백70명 단원 「볼쇼이발레단」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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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세계 정상의 볼쇼이발레가 오는 5월25∼30일 세종문화회관 대강당 무대에 펼쳐진다.
중앙일보사가 초청하는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이 이번 내한 공연에서 선보일 작품은 볼쇼이발레단의 간판 격인 『스파르타쿠스』 『로미오와 줄리엣』. 천재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이끄는 1백70명의 볼쇼이발레단원들이 「가장 볼쇼이다운 레퍼토리」를 공연한다.
특히 로마시대의 영웅적 노예 검투사 스파르타쿠스를 소재로 그리고로비치가 안무한 『스파르타쿠스』는 로마제국 당시의 노예반란과 시대상을 장엄하게 재현시킨 대작.
1968년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에서 공연된 이 작품으로 안무가 그리고로비치, 작곡가 하차투리안은 레닌 상을 수상하고 국민적 영웅이 됐다. 구 소련이 길러낸 풍부한 발레 무용수들을 최대로 활용, 군중장면들의 시각적 효과와 극적 긴장감을 살린 『스파르타쿠스』는 소련 발레의 이상을 대변한 가장 대중적 작품으로 자리잡았다.
발레사상 가장 박력 있고 감동적인 무대를 창조한 것으로 평가되는 이 작품은 69년 영국, 73년 일본, 75년 미국 등 해외공연에서도 대성공을 거듭해 온 것으로 마침내 한국에도 소개된다.
『스파르타쿠스』는 고대 로마시대 노예 반란을 묘사하기 위해 초대형의 군무가 필요함에 따라 볼쇼이발레단만이 해낼 수 있는 불후의 걸작으로 평가된다.
고전 발레의 대표작인 『스파르타쿠스』는 26년 볼쇼이 극장에서 초연, 레닌 상을 수상하면서 볼쇼이발레단을 명실상부하게 세계 최고의 위치로 자리잡게 했으며 고전발레의 전통을 완전히 계승하는 명작으로 손꼽힌다.
스파르타쿠스 역은 유리 크레초프·유리 바슈첸코, 크라수스 제독 역은 90년 내한 공연으로 국내 발레 팬들과 친숙한 알렉산드르 베트로프·마크 페레토킨이 각각 나눠 맡는다. 프리기아(스파르타쿠스의 부인)역은 나데즈다 파블로바·니나 페트로바, 에기나(크라수스의 정부)역은 나데즈다 그라초바·마리아 빌로바 및 니나 세미조로바.
셰익스피어 원작 비극을 그리고로비치가 화려하고 박진감 넘치는 춤으로 엮어낸 『로미오와 줄리엣』은 낭만발레의 절정을 이루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정열과 사랑이 프로코피예프의 음악 속에 펼쳐지는 이 작품의 로미오 역은 유리 포조호프·유리 클레초프, 줄리엣 역은 나데즈다그라초프·나데즈다 파블로바가 각각 맡을 예정.
『로미오와 줄리엣』은 56년 런던 코벤트 가든에서 초연될 당시 서구 문화계에 일대 충격을 준 작품. 고전 발레 부문에서 볼쇼이가 퇴행해 가는 서구발레보다 훨씬 앞서가는 것을 보여준 수작이었다.
평론가들은 볼쇼이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보인 이후 고전적 발레의 대형 공연 주도권은 모두 동구권으로 넘어갔다고 평가했다.
65세의 거장 그리고로비치는 83년 타계한 뉴욕시티 발레의 조지 밸런친, 영국 로열 발레의 프레드릭 애시턴과 더불어 20세기 최고의 발레 안무가로 손꼽힌다.
레닌그라드발레학교를 거쳐 키로프 발레단에 입단한 그리고로비치가 발레 안무가로서 명성을 얻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 작품은 『우화』. 이 창작 발레가 대성공을 거둔 후 64년 그리고로비치가 키로프 발레에서 볼쇼이발레로 옮김으로써 볼쇼이발레단은 키로프 발레단을 물리치고 구 소련 최고의 발레단으로 자리잡게 됐다.
그가 볼쇼이발레의 수석 안무가 겸 예술총감독으로서 재 안무해 공연한 『잠자는 숲 속의 미녀』『호두까기인형』『사랑의 전설』등은 모두 대성공을 거뒀다. 그 중에서도 현대적 창작원칙에 따라 재 안무한 『스파르타쿠스』『로미오와 줄리엣』은 전세계 발레 계의 선풍적 인기를 불러모은 작품으로 그는 명실공히 「볼쇼이발레의 황제」로 군림하게 됐다.
이번 내한공연의 음악은 볼쇼이 오키스트라의 수석 지휘자 아르기스 주라이치스 지휘로KBS교향악단이 연주한다. <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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