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렬, 방어율 1.19의 「닥터 K」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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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닥터K」(K박사), 알파벳 K는 삼진을 의미하는 야구기록용어다.
미 프로야구에선 삼진왕 투수에게 「닥터K」란 칭호를 붙여준다. 뉴욕 메츠의 드와이트 구든과 보스턴 레드삭스의 로저클레멘스는 늘 이름대신「닥터K」란 애칭으로 불린다.
한국프로야구계에서「닥터K」로 불릴 수 있는 투수로 단연 선동렬(선동렬·29)을 꼽을 수 있다. 선은 우완정통파답게 묵직하고 빠른 직구를 승부 구로 상대타자를 요리한다.
간간이 섞어 던지는 슬라이더도 일품이다.
지난 85년 프로무대에 첫발을 내디딘 선은 현재까지 모두 2백34경기에 출장, 29완봉승(최동원과 김시진이 각각 15완봉승으로 2위)·1백25승30패48세이브를 기록, 투수부문에 금자탑을 쌓아가고 있다.
현재까지 탈삼진만도 1천2백81개에 이르는 선은 폭투는 단18개에 불과, 완벽에 가까운 제구력(제구력)을 보여주고 있다.
선은 현재까지 방어율1·198이란 경이로운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1m84cm·90kg의 묵직한 체격으로 타자에게 위압감을 주는 선은 11일 OB와의 경기에서 선발타자 전원 탈삼진과 매회 탈삼진이란 진기록 작성과 함께 최다 승( 1백25승) 고지에 올랐다.
선천적인 체력과 함께 선은 덩치에 어울리지 않은 세밀한 면도 있다.
상대타자의 약점을 누구보다도 잘 파악하고있는 선은 경기에 나서지 않을 때는 선수 대기 석에서 타자의 특성을 일일이 메모하기도 하며 팀의 기록원에게 자료를 요구하는 열성을 보인다.
선은 자신이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것을 매년 느낀다고 한다. 볼의 스피드가 1km줄 때마다 새로운 구질의 변화구와 체인지업을 대체용으로 생각한다는 선을 전문가들은 주저 않고 「닥터K」로 부른다. <장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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