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용돈 관리 돈의 소중함 가르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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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어린이 용돈지도는 돈의 소중함을 알게 하는 첫걸음. 따라서 가정에서는 어린이의 발달 단계를 고려해 학년별로 적절한 용돈지도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어린이들이 용돈을 쓰고 난 후 부모가 돈을 바로 썼는지를 확인해보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주)재능교육이 최근 서울·경기지역 초등학교3∼6학년 어린이 3백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어린이 의식조사」에 따르면 어린이들이 교통비·학용품 비를 제외하고 한달 동안 사용하는 용돈은 1만원이하(40· 3%)가 대부분. 그러나 용돈 규모를 정해 규칙적으로 주지 않고 필요한 때마다 타서 쓰는 어린이(38%)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순형 교수(서울대· 아동학)는 『유치원 교육 등을 통해 유아기 때부터 수 개념이 형성돼 있으므로 구매력 등 돈의 가치· 관리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은 일찍부터 시작하라』고 권한다.
이 교수에 따르면 금전교육은 어린이들의 발달단계에 맞춰 점진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좋다는 것. 즉, 국교 1∼2학년 때는 쓸 일이 있을 때마다 용돈을 주는 간헐적인 방법을, 3학년 이상에서는 기간과 액수를 정해놓고 용돈을 규칙적으로 주는 방법으로 지도하도록 한다.
국교 1∼2학년 때는 물건을 어린이가 직접 사보게 하거나, 보호자와 함께 가서 물건을 사 거스름돈을 받는 경험을 하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설이나 추석 때 어른들로부터 용돈을 받아 어린이들의 주머니가 두둑해졌을 때는 돈 관리요령을 지도할 수 있는 좋은 기회. 국교1· 2학년의 경우 이솝우화「개미와 베짱이」를 상기시켜 저축은 미래에 대한 대비임을 일깨워주고 어린이 명의의 통장을 만들어주어 은행에 드나들게 함으로써 돈은 은행에 보관하는 것이라는 개념을 길러준다. 돈을 찾는 것은 반드시 부모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시키도록 한다.
국교3· 4학년의 경우는 주단위로, 5· 6학년은 한달 단위로 일정액을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5학년부터는 4학년 실과교과서에서 배운 용돈기입장 사용법을 활용해 용돈기입장을 만들어 수입과 지출 내용을 적어가도록 지도한다.
올해에도 전국 1천3백20개 학교 5학년생에게 59만 부의 용돈기입장을 배부한 저축추진중앙위원회는 다음과 같이 지도요령을 밝힌다. ▲처음 1· 2개월은 단순치 수입· 지출만을 적을 것 ▲다음 한두 달 동안은 월말에 지출비목별로 구분해 결산 정리토록 할 것 ▲결산정리가 제대로 이뤄지면 전달 결산 내용을 참고하여 다음달 쓸 용돈규모를 예측, 비목별 예산서를 작성하고 실제로 돈을 사용한 뒤 예산과 결산을 비교해 증감 액의 이유를 알아보도록 단계적 지도를 할 것.
어린이 용돈지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을 바로 썼는지에 대한 확인. 이순형 교수와 이기춘 교수(서울대·소비자교육학)는『1·2학년 때는 돈을 정확히 주고 물건을 잘 골랐는지를, 3·4학년 때는 어떻게 얼마를 쓰고 얼마를 가지고 있는지를, 5· 6학년 때는 기입장을 통해 바른 씀씀이가 되고 있는지를 가정에서 체크하라고 입을 모은다. <홍은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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