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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교실| 어린이 배변훈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문> 만 세 살 된 아들아이가 아직도 대변을 잘 가리지 못합니다. 소변은 26개월만에 가렸으나 대변은 엉거주춤한 상태에서 서서보며 유아용 변기에 앉히면 힘줄생각은 않고 졸기까지 합니다.<이미자·대전시 대덕구 석봉동 대청아파트>

<답>보통 어린이가 대소변을 가리는 시기는 생후 18∼20개월 사이이나 개인에 따라 차이가 큽니다. 배변훈련은 아이가 말귀를 알아듣고 아이의 자율신경이 성숙됐을 때 시작하는 게 좋습니다.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다 한군데 가만히 멈추거나 얼굴을 찡그리거나 한 뒤 변을 봤다면 이는 자율신경이 성숙된 징조로 여길 수 있습니다.
이때부터 본격적인 배변훈련을 시작하십시오. 아이가 변의를 보이면 옷을 벗기고 변기에 앉히며『응가 하려고 그러는구나. 엄마가 도와줄까』하며 자연스럽게 유도하세요. 두 손을 붙들고 함께 있어주며 아이가 잘 치러냈을 땐『참 잘했어요』『아이 예뻐라』하며 맘껏 칭찬해주세요. 엄마의 만족스런 표정과 미소는 아이로 하여금 변을 보고싶을 때『응가, 응가』를 말하게끔 하지요. 변을 치우는 과정에서 변기의 물을 스스로 내리게 하는 것도 권할만한 행동입니다.
설령 아이가 실수를 해도 절대 야단은 치지 마세요.『네가 응가를 했구나. 엄마한테 응가라고 했으면 엄마가 도와줬을 텐데』 라며 격려해주세요. 아이가 변기를 두려워하면 신문 등을 깔아줘도 괜찮습니다. 이도 다 거쳐가는 과정입니다. 단 유아용변기는 너무 일찍 준비하기보다 17∼18개월 정도 돼 아이에게서 신호가 올 때 준비하세요. 너무 일찍 주면 아이가 변기를 장난감으로 여겨 정작 변을 보고 싶을 때도 여기서 놀려고 합니다. 또 변기에는 반드시 옷을 벗긴 뒤 앉히는 훈련을 시키세요.
이런 모든 과정을 위해서는 준비된 연습과정이 필요하며 조금씩 단계적으로 해야합니다.12∼15개월 정도 되면 엄마가 화장실 갈 때『엄마, 응가하고 싶네』하며 자연스럽게 보여주세요. 이와 같은 생활 속에서의 자연스런 주고받음이 쌓이면 아이는 점차 느낌을 갖게 됩 니다. 상담을 해온 어린이의 경우 변기에 얽힌 사연이 있는 것으로 짐작됩니다. 이 경우 변기를 다른 것으로 바꿔주거나 아예 없애버리세요. 절대 억지로 변기에 앉히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편안히 다시 시작하는 기분으로 해보세요. 4∼5세 때 가려도 문제는 없습니다. 오히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너무 조급하게 서두르거나 강요를 해 아이의 인성에 나쁜 영향을 주는 것입니다. 많은 심리학자들은 억지로 대소변을 가리게 한 것이 구두쇠나 신경질적인 사람, 심지어는 고통의 상태에서 쾌감을 느끼는 사람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합니다.

<도움말=이태영 배화여전 유아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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