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화 경쟁체제 "말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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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부가 국민의 이익과 편의를 위해 국제전화서비스의 경쟁체제를 도입했으나 한국통신이 경쟁사의 국제전화수신회선 수를 크게 제한, 목줄을 죄고있어「자유경쟁은 입에 발린 달콤한 소리뿐」이라는 비난을 사고있다.
정부는 기존의 한국통신에 의한 국제전화서비스(001)시스템 외에 데이콤의 국제전화서비스(002)를 지난해 12월 3일부터 허용, 이 부문에서 경쟁체제를 처음 도입했다.
데이콤의 국제전화는 지금까지 미국·일본·홍콩의 3개국을 대상으로 발신에 한해 이뤄지고 있으나 지난 1일부터는 상대국과의 계약(리턴 콜 제도)에 따라 수신도 가능하게 됐다.
그러나 기존의 한국통신상호접속회선을 사용중인 데이콤에 부여된 회선 수는 송신회선 5백70회선에 수신회선은 60회선에 불과한 실정이다.
따라서 수신에 극심한 병목 현상적 통화체증이 우려되고 있다.
더구나 6월부터는 데이콤의 국제전화가 단계적으로 11개국에서 52개국으로 확대되는 데다 미국·일본과의 국제전화는 발신량보다 수신량이 두 배 가량으로 예상되고 있다. 따라서 통화체증은 자칫 상대국과의 리턴 콜 계약존폐까지 위협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턴 콜이란 국내에서 일정기간 발신된 통화효율에 따라 상대국의 전화업체가 그 비율 만큼 국내업체로 수신이 분배되게 하는 제도.
국제전화회선의 수신용량이 부족해 상대국업체에서 데이콤회선을 통한 통화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상대국이용자의 불만이 커질 것은 당연한 이치. 따라서 데이콤회선을 제쳐두고 한국통신의 회선을 이용한 통화가 이뤄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데이콤은 이에 따라 현재의 수신회선 용량이 최소한 8백10회선, 7월부터는 1천1백40회선으로 늘어나야 하며 발신·수신 합쳐 1천8백90회선으로 증설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통신 관계자는『국제전화회선의 증설에 대한 문제는 경영기획심의협의회 등을 거쳐 예산을 배정 받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데이콤에 의해 지난3월말까지 3개국으로 발신된 총통화 수는 3백40만8천회로 한국통신에 의한 3개국 발신량의 24%를 차지하고 있다.<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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