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임금협상 지지부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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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정부출연기관 16사만 마무리/민간기업 전무… 타사 눈치보기/3월말
올해 임금협상이 예년보다 늦어지고 있다.
각 기업들은 총액임금기준으로 임금인상폭을 5% 이내로 낮춘다는 정부의 가이드라인과 근로자측 임금인상안과의 격차가 너무 커 낮은 임금인상폭을 보전해주기 위한 대안을 찾느라 고민하고 있다.
2일 경총등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임금협약이 끝나는 1백인이상 4천6백70개사업장 가운데 3월말까지 정부출연기관 16개사만이 임금협상을 마쳤을 뿐 민간기업의 경우 거의 전무한 실정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중에는 1백30개사가 임금교섭을 마쳐 2%의 진도율을 나타냈었다.
이같이 임금협상이 부진한 것은 각 기업들이 「먼저 정 맞는 돌이 되지 않겠다」는 식으로 다른 기업의 눈치를 보고 있는데다 5% 임금인상폭을 지키면서 근로자측의 요구를 수용하는 방안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의 경우 사용자측이 납입금의 50%를 대는 단체보험인 기업연금보험상품을 단체가입하는 방안을 강구중이며 대우는 오리온전기가 노사분규가 없는 해에 연말에 지급하는 「무분규수당」(1백%)을 전계열사에 확대할 것을 검토중이다.
대우는 매년 4월초에 단체교섭을 시작했으나 올해는 노사합동 임금실태조사단을 구성,활동에 들어가 5월초에나 본격적인 임금교섭이 시작될 전망이다.
한진그룹은 임원들의 급여를 동결하고 하위직원들의 인상폭을 넓혀 전체적으로 5%이내로 억제하는 대신 주택자금융자 및 자녀장학금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이밖에 현대·럭키금성 등 다른 기업들도 복리후생증진을 내세워 임금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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