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철한 9단 ● .이성재 8단
그의 8강전 상대인 이성재 8단은 '조남철 바둑가문'의 일원으로 조치훈 9단의 외조카다. 일찍이 1999년과 2000년에 패왕전 타이틀을 놓고 조훈현 9단과 겨뤘다. 그러나 군 입대로 제동이 걸린 후 근 7년간 잊혀진 듯 지내더니 이번 왕위전에서 심기일전, 4연승의 호조를 보이며 8강에 올랐다.
장면도(32~39)=최철한 9단의 32가 중반전 시작을 알린다. 넓은 곳을 유유히 벌려가기보다는 상대방에 바짝 접근해 빈틈을 노리는 최철한의 기풍이 그대로 느껴진다. 33으로 머리를 내밀 때 34로 붙여간 수도 허리 밑을 파고드는 '씨름꾼 최철한'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상식이나 모양, 안전까지도 무시한 채 치명적인 한 수를 노리는 최철한 9단.
그러나 그의 독수는 39라는 유연한 한 수에 덜컥 제동이 걸려버린다. 아아! 하고 후회하며 퇴로를 찾았으나 되돌리기엔 너무 깊이 들어왔다. 백의 희망은 '참고도1'이었다. 이건 백이 선수를 잡고 중앙 전투를 주도해 나갈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은 '참고도2'처럼 끊어도 흑이 중앙의 요소를 차지하게 되고 백은 수세를 피할 수 없다. 백의 수습책은 무엇일까.
박치문 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