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처럼 커진 북한 핵위협/미 칼럼니스트 잭 앤더슨 WP지 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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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심상치 않은 영변주변 움직임/김정일 「제2후세인」될까 걱정
미국의 저명한 칼럼니스트 잭 앤더슨은 29일 김정일 북한주석이 내달 15일 자신의 80회 생일을 기점으로 아들 김일성에게 권력을 넘겨줄 것이며,그렇게 될 경우 개발이 거의 완성된 핵무기와 이미 생산체제를 갖춘 사정거리 1천㎞의 스커드D형미사일을 보유한 김정일정권은 한반도의 상황을 어려운 국면으로 몰고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미 워싱턴 포스트지에 실린 앤더슨의 기고문요지다.
미 정보분석가들은 김일성 북한주석의 80세 생일인 내달 15일,그의 아들인 김정일(50)이 권력을 이어받을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과대망상을 갖고 있으며 핵무장을 서두르고 있는 김정일은 또 하나의 사담 후세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일에 대한 소식은 언제나 좋지 않은 것 뿐이다.
그는 단 한명의 외교관도 만난적이 없으며 외국언론인과 단 한차례의 인터뷰도 한적이 없다.
해외여행도 짧은 기간동안 두차례 중국을 다녀온 것이 고작이다.
미국의 정보통들이 우려하고 있는 점은 김정일의 지시아래 북한이 거의 핵폭탄을 생산할 단계에 이르렀다는 점이다.
북한이 국제사찰을 피할 수만 있다면 핵폭탄은 앞으로 몇개월안에 생산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외에 두가지 더 위험한 사태는 북한이 휴전선부근에 스커드미사일의 배치를 늘렸으며,중동에 이의 판매를 증대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입수된 위성정보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핵무기개발을 숨기고 시간을 벌기위해 방어벽을 쌓고 있다.
백악관이나 미 국방부·국무부 등은 북한에 압력을 가할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소용이 없다. 북한과 같은 폐쇄적인 나라에는 국제적인 경제제재가 먹히지 않기 때문이다.
핵시설에 대한 기습공격도 북한의 1백만군대와 시설지하화 때문에 불가능하다.
북한은 스커드미사일 판매에 대한 세계의 여론을 아랑곳하지 않고있다.
위성사진에 따르면 북한은 20기의 스커드미사일탄두를 이란에 실어날랐다.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문건에 따르면,북한은 스커드미사일과 그 생산장비제공을 조건으로 시리아와 총 2억5천만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
시리아는 북한이 생산하고 있는 스커드D미사일의 우선구입국이다.
이 미사일은 사정거리 1천㎞로 남한은 물론,일본에까지 도달할 수 있다.
중동국가가 이를 보유할 경우 이스라엘은 사정권안에 들어가며,리비아가 보유하면 유럽의 주요도시를 공격할 수 있다.
최악의 시나리오는 이 미사일이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한은 영변의 핵시설에 대한 사찰을 피하기 위해 각종 수단을 사용해왔다.
지난해말 한국과의 불가침조약을 체결한 것도 이러한 국제적 압력을 피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서방국가들을 안심시켜 핵폭탄을 생산할 수 있는 마지막 몇개월을 벌자는 목적이었다.
지난 6개월동안 영변의 대공망이 5개 포대에서 40개 포대로 강화됐으며 첩보위성의 촬영을 피하기 위해 위장망이 설치됐다.
또 지하에 터널공사도 진행중이며,대형트럭의 출입이 잦아진 것은 핵폭탄의 생산이 임박했거나 주요설비를 다른곳으로 옮기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워싱턴=문창극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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