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노동 서울대 인문계 수석 장승수씨 사시 2차도 패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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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그에게는 역시 공부가 가장 쉬운 일이었다. 1996년 2월 막노동을 하며 고교 졸업 6년 만에 서울대 인문계 전체수석으로 합격했던 장승수(張承守.32)씨. 그가 올해엔 사법시험 2차시험에 합격했다.

오는 17일 3차 면접시험이 남아있지만, 올해 시험에서는 무더기 과락 사태로 최종 합격인원(1천명)보다 적은 9백5명만이 2차를 통과해 최종 합격은 거의 확실한 상태다. 90년 대구 경신고를 내신 5등급으로 졸업한 후 홀어머니 아래서 포클레인 조수, 가스 배달원, 막노동일을 전전하며 서울대 법대에 합격한 張씨의 스토리는 당시 큰 화제가 돼었다.

張씨가 자신의 체험을 소개한 책 '공부가 가장 쉬웠어요'(김영사)는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책 제목이 유행어가 되기도 했다.

2000년부터 사법시험을 준비한 張씨는 2002년까지 두차례 고배를 든 뒤 올해 1, 2차 시험에 동시 합격했다.

張씨는 대학생활 중 체력단련을 위해 복싱을 시작, 하루도 빠짐없이 봉천동 자취방에서 체육관까지 2㎞를 달리며 샌드백을 두드려왔다.

키 1m59㎝, 몸무게 52㎏의 자그마한 체구지만 강한 펀치력과 체력을 인정받아 2000년 프로복싱 수퍼플라이급 테스트를 통과하기도 했다.

동생 승대(고려대 경제학과 졸)씨도 2000년 행정고시에 합격, 고시가족이 된 張씨는 "3차시험이 남았는데 미리 좋아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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