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훈기자의숫자로보는게임세상] 220,000 - 온라인 게임 동시 접속자 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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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온라인게임 업계에서 쓰는 용어 중엔 '동접'이란 말이 있습니다. 하나의 온라인게임에 동시 접속해 있는 사람 숫자를 가리키지요. 22만은 넥슨이 만든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의 최근 동접수입니다. 이 게임을 하려고 접속할 때마다 평균 22만 명이 함께 즐기고 있다는 얘기지요. 이 많은 사람이 하나의 게임을 동시에 즐긴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지요.

얼마 전 서울 상암동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과 서울의 프로축구 경기 관중이 K-리그 최다 신기록을 세웠다고 합니다. 관중수가 얼마였는지 혹시 기억하시나요. 5만5397명이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온라인게임의 동접수엔 크게 못 미치지요. 상암월드컵 경기장의 최대 수용규모는 6만6806석이라고 합니다. 경기장에 관중이 꽉 들어찬다고 해도 메이플스토리 동접수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셈입니다.

물론 모든 온라인게임의 동접수가 20만여 명인 것은 아닙니다. 동접수가 10만~15만 명 정도 되면 대박을 터뜨린 게임으로 분류됩니다. 현재 동접수가 10만 명을 넘는 온라인게임은 메이플스토리,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등 5~6종에 불과합니다. 온라인게임은 10만 아니라 20만, 아니 100만 명 이상이 동시에 게임을 하는 게 가능합니다. 무한대로 확장이 가능한 온라인게임 속 가상세계의 힘 때문이지요. 이런 가상세계는 우리 온라인게임사들이 세계 최초로 만들어냈습니다. 중앙대 위정현 교수는 이런 온라인게임 속 가상세계를 거북선과 금속활자의 계보를 잇는 우리 민족 고유의 창작물이라고 강조합니다.

최근 미국서 인기를 끌고 있는 '세컨드 라이프'라는 서비스도 따지고 보면 온라인게임 속 가상세계를 확장시킨 것입니다. 세컨드라이프는 IBM이나 도요타 같은 세계적인 기업들이 땅(가상공간)을 사들여 홍보관을 짓는가 하면, 미 대통령 선거 출마를 준비 중인 힐러리 클린턴이 대선캠프를 차릴 정도로 각광받고 있답니다. 물론 이 가상공간을 운영하는 린든 랩이라는 회사는 돈방석 위에 앉았고요. 가상세계는 이처럼 비즈니스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무한대의 잠재력을 갖고 있습니다.

장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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