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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 추임새] 21살 뮤지션 정재일에 쏟아진 갈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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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같은 존재다" "모든 장르를 초월하는 도깨비같은 녀석이다" "이런 뮤지션이 있다는 것은 감사할 일이다. 그가 상처받지 않고 계속 음악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스물 한 살 어린 나이에 쟁쟁한 음악인 선배들로부터 이런 평가를 받는 사람은 누구인가. 최근 '눈물꽃'이란 제목의 첫 솔로 앨범을 발표한 정재일이다. 최근 '눈물꽃'의 쇼케이스(음반 발표회)가 열린 날, 많은 음악인이 찾아와 그의 연주와 노래에 진심어린 격려의 박수를 보냈다. 정원영.한상원.김종진.윤상.유희열.김조한 등은 영상 편지에서 그에 대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가요계에서는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정재일은 이미 '긱스'의 베이스 연주자로, 퓨전 국악밴드 '푸리'의 객원 멤버로 활동할 때부터 '신동' '천재'라는 별명을 얻었다. 4세 때 피아노 연주를 시작, 초등학교 때 '중학생'이라 속이고 스무살짜리 형들과 밴드 활동을 시작했고, 중 2 때 재즈 아카데미 1기생으로 입학해 작.편곡을 배웠다. 그리고 고교엔 진학하지 않은 채 타악그룹 '푸리'의 리더 원일을 만나 영화 '강원도의 힘'과 '아름다운 시절'의 음악에 참여했다. 영화 '원더풀데이즈'의 삽입곡 '어 프레이어(A Prayer)'를 통해서도 재능을 과시했다.

이번 앨범에서 그는 64인조 체코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연주와 여성 코러스, 일부 노랫말을 제외하고 작사.작곡.편곡은 물론 연주와 노래, 프로듀싱을 혼자 했다. 수많은 오케스트라 악기들의 연주 악보도 일일이 혼자 썼다고 한다.

그의 음악은 독특하다. 겁도 없이(?) 장중한 오케스트라 연주를 깊숙이 끌어들였고, 부르는 노래는 순수하면서 몽환적인 분위기다. 뮤직비디오는 '지구를 지켜라'의 장준환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그의 재능을 믿어요. 다만 사람들이 그의 음악을 너무 낯설어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다음 음반을 만들 수 있을 만큼만이라도…." 버클리 음대 출신으로 이번 음반을 제작한 메주뮤직 이훈석 대표의 말이다.

'눈물꽃'은 이제 팬들의 몫으로 넘어갔다. 색다른 음악이지만 그러기에 더욱 그가 세상과 계속 소통하며 우리 곁에 남을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이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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